어릴 때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됐지만 항상 밝은 마음과 얼굴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며 자랐다. 그러나 철이 들어 친구들에게 병신이라는 놀림을 받고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하며 나도 모르게 마음은 어두워져 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마음이 무척 힘든데 늘어나는 아버지의 술 주사에 생활마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에 어두운 다락방에서 소주에 수면제를 타 마셨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다 20대 초반에 다리를 수술해 목발 없이 걷기 시작했다.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팔랑거리던 파란 비닐우산이 다 찢어지도록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좋아했던 그날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후 모 행정기관에 입사했다.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직장생활이 결코 만만치 않았지만 내게 맡겨진 일은 밤을 새며 했고 주경야독으로 학사과정도 마쳤다. 그렇게 장애를 극복하며 열심히 살다보니 언젠가부터 ‘천사표’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없이 악하고 추하고 거짓된 생각들을 하는 이중적인 내 모습에 괴로웠고 진짜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정말 살아 계신다면 이 마음을, 이 끝없이 나오는 죄를 꼭 좀 해결해 주세요. 꼭 저 좀 만나 주세요.’ 어느날 하늘을 바라보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진리는 분명 하나일 텐데 그 진짜가 누구인지 너무 알고 싶고 만나고 싶었다. 목마른 사마리아 여인처럼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 종교를 기웃거렸지만 어디에서도 내 마음의 답답함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후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갔다. 말씀을 듣거나 기도할 때 은혜와 평강은 있었지만 늘 2%가 부족했다. 내겐 죄 사함의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직장 동료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거기서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 들었다. 목사님은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을 선포하시며 “십자가에서 33세의 청년 예수가 죽었다. 그가 하나님이신 증거를 과연 무엇으로 확증할 수 있겠느냐. 부활밖에 없다. 그것도 갑자기가 아니라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부활하신 것이다”고 강력히 선포하셨다. ‘성경대로’란 말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아,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 모두 ‘성경대로’ 이뤄졌구나. 그래서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구나.’ 이 믿을 만한 증거 앞에서 나는 그동안 내가 믿은 예수님이 신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되니 바로 ‘죄’가 보였다. 요한복음 16장 9절 말씀으로 그동안 왜 내게 죄 사함의 확신이 없었는지 바로 알게 됐다. 그동안 내가 회개한 것은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은 근원적인 죄가 아니라 단순히 죄의 열매만을 회개했기 때문이었다. ‘부활’의 확증으로 ‘죄’를 알게 되고 죄를 알게 되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회개’를 할 수 있었다. 비로소 나는 그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참된 주인으로 맞았다.
‘부활’로 성경의 모든 말씀을 믿게 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말씀의 은혜가 폭포수같이 부어졌다. 육체의 장애도, 죄에 대한 눌림도 한 방에 모두 날아갔다. 나를 만드시고 나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원래 주인이신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은 날마다 천국이다. 그분이 다시 오신다고 하셨다. 세상 끝날까지 항상 나와 함께하신다고 하셨다. 그분을 간절히 사모하며 기다림이 마땅하다. 다시 오실 예수님, 진짜 신랑 되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진짜 신부가 되고 싶다. 마라나타.
유진희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