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는 매년 ‘교회성장 부문’을 시상하며 격려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지난 7년간 한국에서 목회하면서 4차례 교회성장 부문에서 수상했다.
기감 서울연회의 수상 이유는 화양감리교회 청년부 부흥에 있었다. 장년 부흥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기임에도 모범적인 청년부흥 사례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부임 후 첫 번째 청년예배 참석인원이 18명이었는데 지금은 청년 임원만 70명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도 매주 빠짐없이 청년들이 새가족으로 등록한다.
많은 분이 청년부흥에 특별한 프로그램을 알려달라고 한다. 하지만 특별한 전문 프로그램은 없다. 그저 예배와 기도의 자리를 견고하게 붙들었을 뿐이다.
지난 1월 첫 주일 예배도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9번 대면예배를 드리면서 9번 설교를 했다. 물론 온라인 예배도 꼭 필요한 영역이지만 무엇보다 현장예배를 붙들려는 간절함과 현장예배 회복을 위한 사모함이 위기의 시기 교회를 살린다고 믿는다. 지금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현장예배를 최대한 늘리고 온라인예배도 병행하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아프리카 선교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영적 가치를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기도의 현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도 때문에 아프리카 현지 강도와 나이로비 폭도로부터 목숨을 건졌다. 기도 때문에 교통사고에서도 기적같이 살았다. 그래서 지금 목회하고 있는 교회의 원칙도 ‘기도의 현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화양감리교회 모든 사역의 시작과 끝은 기도다. 그냥 형식적인 기도가 아니라 충분히 기도한다. 기도하고 나서 주시는 즐거움과 헌신의 기쁨, 영적충전은 모든 사역의 원동력이다.
풀타임 사역자들의 일과는 출근하자마자 30분 동안 합심기도를 한다. 그리고 나면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하루를 살아갈 힘을 주신다.
점심 후 한 시간 동안 합심기도를 한다. 그리고 저녁에 퇴근할 때 맡겨주신 영혼들을 위해 1시간 중보기도한다. 사역시간 안에서 기도시간을 확보하도록 배려했다. 바쁠수록 주님과의 교제를 소홀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처음부터 기도회가 정착됐던 것은 아니다. 조금씩 기도시간을 늘려가면서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다 보니 결국 기도시간이 즐겁고 가장 소중한 시간임을 공감하게 됐다. 자연스레 사역자들의 분위기도 밝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역팀도 마찬가지다. 찬양팀도 연습하기 전에 먼저 1시간 동안 합심기도를 한다. 충분한 기도가 쌓이면 비록 실력이 부족해도 찬양과 연주에 주님의 숨결이 스며드는 듯한 영성의 깊이가 느껴진다. 한두 번에 되는 것이 아니었고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듯이 꾸준히 믿음을 갖고 정착시켜 나갔다.
청년 전도팀도 노방전도를 나가기 전 1시간 기도하고 나간다. 처음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담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조금씩 합심기도를 확장해 나가면 오히려 교회가 밝아지고 영적으로 충전된다는 사실을 성도들이 잘 안다.
코로나 상황에도 성도들은 개인적으로 교회에 찾아와 기도하기에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마치 24시간 기도센터처럼 어느 시간에 교회를 방문해도 예배당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개인기도 소리가 들린다.
본당은 24시간 영성이 있는 기도 음악을 틀어놓고 있다. 기도가 교회에 가득차면 무엇보다 성도들의 표정이 바뀌고 말투가 바뀌며 분위기가 분명히 바뀐다. 내적 성령 충만함이 표면적으로 드러나 교회 분위기가 달라진다.
또한 기도가 충만해지면 나타나는 현상이 말씀에 대한 열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보통 청년의 경우 제자반을 신청하면 1년을 기다려야 제자반에 합류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청이 밀려있다. 훈련 차원에서 제자반을 현장 접수하는데 오후 1시 접수를 시작하면 오전 9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지난주 코로나 상황에서 새로 시작된 여성심화반도 3시간 전부터 교육관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학교수, 의사, 교사, 자영업자 등 누구도 예외 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신청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기도의 분위기와 응답이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담임목사인 나부터 기도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하루 3번 아내와 함께 기도시간을 정하고 기도한다. 성도 이름과 기도 제목을 읽어가며 둘이서 기도할 때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난다. 주님이 응답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견고하게 기도하고 나면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응답해 주시고 필요한 사람을 붙여주시기도 한다. 어렵고 아픈 이들을 생각나게 하시기 때문에 심방을 가게 하시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기도의 세계가 보이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하나님의 역사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