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세금을 원 없이 쓰고 다음 정부에 부담을 전가하는 ‘내로남불 재정먹튀’라고 비판했다. 야당이 신규 사업 등의 예산 삭감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예산안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일 2022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정권 마지막까지 국민 세금을 원 없이 쓰고 빚까지 떠넘기겠다는 재정 먹튀를 부끄럼 없이 편성했다. 또다시 국민청구서를 제출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604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을 “국가채무 1068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50.2%를 돌파하는 최악의 예산안”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5년 만에 총지출 규모를 204조원 폭증시켜 국민이 빚을 왕창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또 2021~2025년 중기재정지출계획에도 현 정부가 예산을 매년 평균 8.6% 증가시켜놓고 2023년부터 총지출 증가율을 반 토막인 4~5%로 떨어뜨리는 등 ‘내로남불 예산’으로 설정했다고도 했다.
특히 뉴딜·신규 사업 확대를 문제로 꼽으며 “주택 문제, 청년 문제에 대한 주택 및 민간일자리 확충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오로지 선거를 위한 현금지출형, 선심성 예산이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민생 문제와 무관한 한국판 뉴딜2.0 사업에 ‘울트라 슈퍼 예산’을 내준 데에는 ‘민생 홀대 예산안’이라 빗댔다. 김 정책위의장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 지원금은 고작 1조8000억원인 반면 뉴딜 사업에는 올해보다 12조4000억원 증가한 33조7000억원, 탄소중립기금에는 2조5000억원을 신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임기 4개월짜리 예산에 뉴딜 사업 총 규모를 160조원에서 220조원으로 대폭 확대해 차기 정부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올해도 본예산에 추경까지 포함해 상품권 23조원 규모를 발행하고, 내년에 또다시 10조원 규모의 상품권을 살포하겠다고 한다”며 “소상공인 삶의 터전이 유지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