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친 서민들이 천정부지 장바구니 폭탄 물가에 더욱 휘청거리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4월(2.3%)에 처음 2%대로 올라선 뒤 5월(2.6%)에 9년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고, 6월(2.4%)에 상승률이 소폭 낮아졌으나 7월과 8월에 연이어 연중 최고치인 2.6%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회복되며 수요 측면 상승 압력이 확대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등 공급 측면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특히 서민들에게 직격탄이 되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심각하다. 품목별로 보면 달걀(54.6%), 시금치(35.5%), 고춧가루(26.1%), 쌀(13.7%), 돼지고기(11.0%) 등의 오름폭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을 앞두고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라 차례상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관세청은 추석을 앞두고 주요 농축수산물 66개 품목의 수입가격을 조사한 결과 39개 품목이 지난해보다 올랐다고 이날 발표했다. 냉동 삼겹살 수입 가격은 1년 전보다 34.2%, 기타 냉동 돼지고기는 28.1%, 소갈비는 26.7% 올랐다. 냉동 대구(56.3%), 명태(37.3%) 등 수산물은 물론 양파(15.4%), 마늘(51.2%) 등 농산물 수입 가격도 무섭게 치솟았다. 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통계치보다 더욱 크다. 추석 명절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걱정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되는 등 향후 상황도 녹록지 않다. 여기에 외식비·영화관람료·택배비 등 개인 서비스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가을장마·태풍,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 등 상방 압력도 만만찮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이 소득 하위 88% 가구에 1인당 25만원씩 총 11조원이나 풀릴 예정이어서 물가는 더 뛸 공산이 크다.
과거 이런 상황이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물가 잡기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요즘은 온통 코로나19와 내년 대선전의 정치 이슈에 매몰돼 서민 물가는 뒷전으로 내몰린 모습이다.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내수 소비 회복의 심리적 걸림돌로 작용해 경제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당장 품목별 수급안정책 등을 포함한 총체적 물가 안정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주기 바란다.
[사설] 심상찮은 물가 상승… 추석 앞두고 총체적 대책 수립하라
입력 2021-09-03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