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근대 교육이 시작된 대한제국 시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중등·고등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사람 13만여명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됐다. 이들은 학력 엘리트일 뿐 아니라 상당수가 민족·사회운동 주도 세력으로 성장했고 해방 이후에도 국가 수립과 사회 형성을 이끌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대한제국 시기 고등 교육기관 9곳, 일제강점기 중등·고등 교육기관 348곳에 다닌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13만7031명의 학력 정보를 수록한 ‘근대 한국의 학력 엘리트 DB’를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용기 한국교원대 교수 연구팀이 3년간 한중연 지원을 받아 완성한 DB로 당시의 학교 서류, 교지, 교우회지, 졸업앨범, 학적부, 학위록, 관보, 이력서, 판결문, 신문 조서, 신문, 잡지 등을 근거로 작성됐다. DB에는 국내 학교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 외국 대학에서 공부한 약 1만5000명에 대한 정보도 담겼다.
한중연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본인이 조선인보다 많았지만, 평양 숭실학교나 경성 보성전문학교 등 ‘민족학교’로 알려진 일부 사립학교는 조선인 학생이 다수를 차지했다. 해방정국에서 활동한 송진우는 일본 메이지대학을 졸업했고,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김병로 역시 일본 대학에서 공부했다. 시인 모윤숙의 학력도 동창 회원록 등을 통해 개성 호수돈여자고등보통학교 졸업, 이화여자전문학교 졸업임을 확인했다.
한중연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을 통해 해당 DB에 들어가면 ‘국내 주요 학교’와 ‘학교 소재별 학생 명단’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근대 한국의 학력 엘리트 13만여명 DB 구축
입력 2021-09-03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