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이 12년만에 가장 높은 민간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 7월 발표됐던 속보치(0.7%)보다 높은 0.8%로 상향 조정됐다. 정부가 기대했던 연 4.0% 경제성장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말부터 본격화됐던 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 대유행이 3분기 민간소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것인지가 목표 달성의 관건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 두 기준 모두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상향조정된 수치다. 속보치와 비교해 제조업이 0.2% 포인트 하향된 반면 서비스업이 0.3% 포인트 상승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2.2%) 이후 네 분기 연속 오름세다.
무엇보다 2분기 급증한 민간소비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등)와 서비스(오락문화·음식숙박 등) 소비가 늘면서 전기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음식점, 문화·오락 등 대면 서비스 부문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됐다”며 “억눌렸던 보복소비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소비 절대 규모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4분기의 98% 수준으로 올라왔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9% 증가하면서 최종소비지출은 3.7%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3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신 부장은 “3분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7월 산업활동 동향이나 카드승인액, 7~8월 통관 수출 등 소비자 생산자 체감경기 지표를 보면 부정적 영향은 음식점, 문화·오락 서비스업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부정적 영향의 폭은 과거 확산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허가면적, 수주액, 자본재수입 등 관련 통계를 보면 하반기 건설투자가 개선되고 정보통신(IT) 중심의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7∼8월 높은 증가율과 주력상품의 양호한 실적으로 미뤄 3분기 수출도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