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물이 흘러서 바다로

입력 2021-09-06 03:08

선지자 에스겔은 환상을 통해 비전을 보았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성전 문틈에서 물방울이 새어 나오더니 그 물방울이 모여 냇물을 이루고 하천을 이루고 강을 이루더니 마침내 바다에 도달하는 환상이었습니다. 물은 성소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비전을 보아야 합니다. 잠언 29장 18절에는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비전이 없으면 백성이 망한다는 겁니다. 1892년 윤치호는 시간이 흐르면 조선도 다른 나라들처럼 문명을 깨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웅대한 비전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들은 학교와 병원을 세웠습니다.

언젠가 물이 큰 바위를 깨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내고, 그 구멍에 나무 막대기를 꽂고 거기에 물을 부으니 나무가 물에 불어 바위가 깨져버렸습니다.

우리의 성전에서 흘러나가는 물방울들도 이렇듯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물방울은 하나님을 믿고 예배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만 사는 사람들입니다.

미국 프린스턴대에 가면 인상적인 건물이 있습니다. 교회 옆에 있는 ‘파이어스톤’이라는 도서관입니다. 이 도서관은 단층 건물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학 도서관이 단층이라는 건 놀라운 사실인데, 그 내력을 들으면 감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서관을 짓던 당시 사람들은 교회 옆에 으리으리한 건물을 세울 수 없어서 건물을 지상으로는 한 층만 짓고 나머지 공간은 지하에 지었습니다. 이런 나라, 이런 세상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내리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겁니다. 이런 게 바로 세상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아주 힘든 세상을 살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일입니다. 걸어서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 도시락에는 삶은 나무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았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언젠가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값이 10조원에 달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서 되겠습니까.

미국이 지금 같은 부강한 나라가 된 것은 1840~1890년 즈음입니다. 50년 사이에 미국은 현란하고 거대한 성취를 경험했고 이들은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미국인이 지은 찬송가 대부분은 그때 만들어진 겁니다. 미국인들은 전국적인 대각성운동을 일으켰고, 전 국민이 예수님을 믿자고 외쳤습니다.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파송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당시 미국에서 흘러나온 물방울들은 지구촌 곳곳으로 흘러갔습니다. 한국 초대교회 목회자 중 한 명인 최권능 목사는 “집 둘러 천당 간다”고 했습니다. 신앙은 천국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 인생, 세계 전체와 관계돼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그랬듯 모든 일에는 감사와 찬송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런 뒤에 하나님이 맡긴 사명을 수행하는 데 나서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끼치는, 무당 같은 미신에서 백성들이 벗어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민족의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했습니다. 이제 새롭고 강력한 생명력이 교회로부터 흘러나가야 합니다. 하박국 2장 14절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함이니라.”

성경 말씀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인정하는 일이 세상에 넘쳐나야 할 것입니다. 우리로 인해 바뀔 수 있는 세상이,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경배 목사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

◇제2의 부흥을 위해 설립된 웨이크사이버신학원은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의 설립 정신을 따르는 교육 기관입니다. 민경배 목사는 연세대 신과대 학장과 서울장신대 총장 등을 역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