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방지’ 논란 가열… 정홍원 “특정 후보 지지라니”

입력 2021-09-02 00:05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룰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 의혹에 대해 “견강부회”라며 정면 반박했다. 정 위원장의 경고에도 역선택 방지조항을 놓고 유력 대권주자 간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당내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견강부회하는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며 “객관적인 안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는 사람한테 험한 말을 하는 건 품위가 손상된다는 걸 지적한다”고 밝혔다. 자신과 윤 전 총장의 사전 교감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거취 문제까지 거론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정 위원장은 또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한 경선준비위 결정은 확정된 안이 아니고, 선관위에 최종 결정권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확정안이 있는데 왜 변경하려고 하느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가 경준위 안을 보고받고 추인한 건 맞다”며 “정 위원장 말씀은 불가역적인 게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각 대권주자 대리인을 불러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청취했다. 윤 전 총장 측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은 찬성,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측은 반대 입장을 각각 공식 전달했다. 최 전 원장 측 박대출 의원은 “지금 여론조사 수치를 보면 경선조작까지 의심할 수 있는 지경”이라며 “역선택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유 전 의원 측 오신환 전 의원은 “룰 가지고 장난을 친다면 파국으로 끝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으나 이 대표는 한발 물러선 상태다. 앞서 ‘경준위 월권’ 논란 때 이 대표는 일부 후보와 직접 갈등을 겪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논란에 가세하지 않고 대여투쟁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며 “총괄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는 이 대표는 신중모드를 취하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