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올해 초 3000선을 돌파한 이후 미미한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상황과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앞으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최근 6개월간 5.4%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12.1%), 나스닥종합지수(1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15.9%) 상승세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그나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7%), 일본 닛케이지수(-3.2%) 등 일부 아시아 주요국보다 나은게 위안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상승률이 30%에 달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어섰고, 6월에는 3300까지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외에서 긴축 이슈가 불거지면서 3000~3200 정도에 머물러 있다. 현재 5% 내외의 코스피 상승률은 2019년 상승률(약 8%)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순매도 금액은 30조원에 달해 지난해 총액(24조5650억원)보다 많은 상태다. 개인투자자가 79조2000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지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장기화와 상반기 백신 접종의 지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이 더뎌진 이유로 꼽는다. 그런데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시작이 곧 금리 인상의 신호탄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미국 긴축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다는 해석도 있다. 주말쯤 발표될 8월 고용지표가 테이퍼링 시기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남은 하반기를 두고 증권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조정기를 거친 만큼 앞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시각과, 선진국 주식시장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혼재한다.
이날 KB증권은 내년 상반기의 코스피 적정 주가를 3800으로 제시하며 주식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긴축 조정은 결말이 보이는 ‘B급 공포영화’와 같다”며 “과거 경기 침체를 겪은 후에도 반복됐던 익숙한 조정이며 보통 반등이 뒤따랐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국내 상장사의 ‘이익 사이클(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율)’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과 다른 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매출이 오르고 있거나, 안정성과 신뢰도가 높은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백신 접종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커플링이 일부 해소는 되겠으나,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테이퍼링 계획 발표 등은 수출 중심의 신흥국 증시 상승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