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Z플립3가 초반에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데는 하드웨어 완성도 못지 않게 사용자경험(UX)으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Z폴드3·Z플립3의 UX 개발에 참여한 무선사업부 UX팀 권용 프로는 지난달 3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Z폴드2까지는 폴더블폰에서도 기존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고 접근했다면, Z폴드3는 최대한 대화면을 활용하도록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Z폴드3는 태블릿PC처럼 대화면에서 한번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문자메시지를 실행하면 왼쪽은 목록이 나오고 오른쪽에선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식이다. 권 프로는 “지난 3년간 구글과 협력을 통해 폴더블 규격을 앱 표준으로 채택하는 등 표준화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선탑재한 기본앱은 Z폴드3에 맞춰 최적화 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앱은 일반 바(Bar) 형태 스마트폰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설정에 ‘실험실’을 넣었다. 모든 앱을 Z폴드3에 최적화해서 쓸 수 있도록 사용자가 설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멀티윈도우 지원, 앱 자동 회전, 앱 화면 비율 직접 설정, 플렉스 모드 패널, 즐겨찾는 앱 고정하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Z 세대가 많이 쓰는 인스타그램 앱을 Z폴드3에서 실행하면 양쪽으로 레터박스가 생기는데 실험실에서 화면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단 전체화면으로 설정하면 사진은 크게 볼 수 있지만, 태그 등 각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없다. 취향에 맞게 설정하라는 것이다.
무선사업부 제품기획팀 한병웅 프로는 “앱의 안정성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험실을 도입하는 건 큰 도전이었다”면서 “반대도 많았지만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넣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앱 실행의 바탕이 되는 프레임워크 개발부서에서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한 프로는 “폴더블폰은 새로운 폼팩터라 아직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내외부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최상의 폴더블 경험을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Z폴드3에서 화면을 분할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플렉스 모드 패널’, 멀티태스킹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태스크바’를 특히 주목해달라고 귀띔했다. 정 프로는 “Z폴드3와 Z플립3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쓰면 쓸수록 똑똑한 기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