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꾸라진 생산·소비… 4차 대유행 ‘직격탄’

입력 2021-09-01 04:05 수정 2021-09-01 09:02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유행 여파로 생산과 소비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악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코로나 4차 확산세가 길어지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 지수는 112.1(2015년=100)로 전월보다 0.5% 감소하며 5월(-0.2%) 이후 두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광공업(0.4%)과 서비스업(0.2%)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공공행정(-8.3%)에서 급감한 영향이 컸다.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 폭이 둔화됐지만,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을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생산(1.6%), 비금속광물(5.9%), 기타운송장비(5.1%) 등에서 늘었지만, 자동차(-3.9%), 통신·방송장비(-6.2%) 등에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에서는 대면 중심의 숙박·음식점업(-4.8%), 예술·스포츠·여가업(-5.5%) 등의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올해 들어 전월 대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지만, 첫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7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 4차유행의 직격탄을 맞았음이 입증됐다. 다만 이전의 코로나19 확산기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소폭에 그쳤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음식·숙박 등 대면서비스업 영향이 불가피했지만, 이전 확산기에 비해 감소 폭이 확연히 줄어들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한 점이 눈에 띈다”고 언급했다.

공공행정은 2013년 3월(-9.8%)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통계청은 7월 백신 구매 관련 지출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1.9% 감소해 4월 이후 넉 달째 감소를 이어갔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6% 감소해 두 달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외출 감소에 따른 의류 판매 감소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2.7% 줄었고, 최근 공급 차질로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2.8%)도 줄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가 각각 4.0%, 1.1% 늘면서 전월 대비 3.3%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 포인트 오른 101.3이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 포인트 하락한 102.6으로 집계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해 현재 진행 중인 경기회복이 향후 둔화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수출 호조와 백신 접종 확대, 정부 지원 정책 등 상방 요인도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생각보다 길어져 소상공인 업황 개선 지연 우려가 있고 국제유가 상승, 미국 통화정책도 불확실성 증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