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아프간 해법 협력 미 태도에 달려”

입력 2021-08-31 04:05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 사태 해결을 위한 미·중 협력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미·중 대결 전선을 아프간 문제로까지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사진)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중은 아프간 사태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태도에 따라 미측과 어떻게 협력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미군의 아프간 철군 완료를 앞둔 결정적 시점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탈레반이 외국인들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하도록 분명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은 미·중 관계가 정상화되길 바란다면 더 이상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 정보기관이 만든 소위 코로나19 기원 조사 보고서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출한 코로나19 조사 보고서에서 바이러스 중국 우한 기원설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의 통화는 미국이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공습을 단행한 날 이뤄졌다. 미 국무부는 통화 후 “외국 국민의 안전한 철수와 자유로운 이동과 관련해 탈레반의 책임을 묻는 국제사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내용이 담긴 짧은 논평을 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의 미·중 관계 및 코로나19 기원 조사 비판 발언을 비교적 길게 소개했다.

왕 부장은 “미국은 아프간 주권을 존중한다는 전제하에 이중 잣대나 선택적 대응을 하지 말고 행동으로 경제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