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에 청소년·임신부도… 백신 수급 안정화가 관건

입력 2021-08-31 00:04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에 임신부와 청소년이 포함되고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차질없이 진행되려면 백신 수급 안정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접종대상자가 기존 계획보다 늘어나는 데다 10월에는 만 18~49세와 50대 이상의 2차 접종도 상당수 이뤄질 예정이어서 수급 차질이 반복되면 접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30일 방역 당국의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에 따르면 올해 도입이 확정된 백신의 총량은 1억9340만회분이다. 1억명이 넘게 맞을 수 있는 양으로 전체 인구(5170만명)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접종대상자가 확대되거나 부스터샷이 진행돼도 백신 양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

문제는 제약사가 정해진 공급 일정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원래 계획대로면 8월에만 도입될 백신이 2900만회분이었다. 그러나 모더나 백신의 수급 차질로 7, 8월을 합쳐서 2877만회분만 도입됐다.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모더나 백신 600만회분을 비롯해 990만회분이 들어와야 7, 8월 전체 공급 계획분(3900만회분)을 거의 충족시키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모더나 백신의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4분기에는 9000만회분의 백신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 중 노바백스 4000만회분은 연내 공급이 불투명하다. 대부분 접종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남은 화이자 개별 계약 물량은 약 4492만회분, 모더나는 약 3653만회분이다. 화이자 백신은 정해진 공급 일정에 따라 주기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나 모더나 백신의 공급 안정화 여부가 관건이다.

방역 당국은 4분기 접종자가 2, 3분기만큼 많지 않아 백신 수급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3분기까지 대다수 국민의 1, 2차 접종이 진행되기 때문에 4분기에는 부스터샷과 임신부, 청소년이 대상이 된다”며 “접종 대상자의 규모가 4분기에는 클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에 1차 접종을 한 만 18~49세와 8월 중순 이후 1차 접종을 한 50대 일부는 6주 후인 10월에 2차 접종을 하게 되므로 4분기에도 여전히 2차 접종 수요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부스터샷 인원이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규모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백신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임신부의 접종을 앞두고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청소년 접종은) 심근염 때문에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다”며 “접종 안전성에 관한 데이터를 충분히 마련하고 접종받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55.8%, 2차 접종률은 28.5%였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87명 늘었다. 여전히 하루 15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료, 의료인력 확대 등을 두고 이날 오후 제12차 노정 실무협의를 가졌다. 협의가 결렬되면 9월 2일부터 노조는 파업에 들어간다. 이 경우 코로나19 치료현장도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코로나19 대응을 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더 이상 못 버틴다’며 절박하게 감염병전문병원과 인력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고 말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