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과 군포, 안산 등 수도권과 대전, 세종 등에 총 14만 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가 조성된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지구지정을 마친 뒤 이르면 2026년 분양이 시작될 수 있도록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의왕·군포·안산지구를 포함해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 지역 대부분이 서울과 다소 떨어져 있어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에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무산된 듯했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의왕역 설치까지 공식화하며 신규택지 조성지역의 서울 접근성을 최대한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2·4 대책의 후속 조치에 따라 경기도 의왕·군포·안산 등 10개 지역을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화성 봉담3, 인천 구월2, 남양주 진건, 구리 교문, 양주 장흥 등 7개 지역이 신규 택지로 지정된다. 이들 지역에서의 주택 공급 물량은 총 12만 가구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 죽동2지구와 세종 조치원, 세종 연기 3개 지역에서 2만 가구가 공급된다.
이번 신규 공공택지에서 가장 공급 규모가 큰 의왕·군포·안산지구는 의왕시와 군포시, 안산시의 경계에 걸쳐 있다. 여의도 면적의 2배 규모(586만㎡)인 이곳은 서울시 경계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로 12㎞ 떨어져 있다. 서울시 경계에서 불과 1㎞ 떨어진 광명·시흥 신도시 등에 비해 멀어 서울의 주택 수요를 흡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신도시 개발과 함께 철도 등 교통체계 구축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의왕·군포·안산지구의 경우 안산에 4호선 반월역, 의왕에 1호선 의왕역이 인접해 있다. 여기에 정부는 GTX-C 노선까지 연결,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GTX-C 노선 의왕역 정차를 검토키로 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GTX-C 의왕역 정차, BRT(광역급행버스) 노선 신설 등을 검토해 서울 강남권까지 20분대 진입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현대건설의 입찰제안서에서 빠지면서 무산되는 듯했던 GTX-C 의왕역이 신도시 조성을 계기로 다시 추진되면서 인근 지역 집값도 다시 들썩일 전망이다. 동탄 신도시에 인접한 화성 진안지구에도 2만9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 정부는 이 지구를 지나는 동탄인덕원선과 동탄트램 등을 GTX-A 노선 동탄역까지 연결해 서울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구리 교문지구(2000가구)와 남양주 진건지구(7000가구)는 당초 계획보다 공급 물량이 줄어든 태릉 골프장의 대체부지로 선정된 지역이다. 교문지구는 서울시 경계에서 1㎞ 떨어진 초근접 지역이다. 다만 턱없이 적은 물량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신규택지 대부분은 서울 인접권으로 보기 어렵다”며 “광역교통망과 연계하더라도 서울의 주택수요를 얼마나 흡수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신규 공공택지 10곳에 대한 땅 투기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아울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도시공사 등 지자체 산하 개발공기업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신규택지 내 토지 소유현황을 조사했다. 조사에서 국토부 직원 2명, LH 직원 1명의 토지 소유 사실을 확인했지만, 취득 시기나 목적 등을 고려해볼 때 투기 개연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이후 대상 지역 실거래 3만2000여건을 조사해 편법 증여나 명의신탁 등 위법이 의심되는 229건에 대해 경찰청 등에 통보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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