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에 꼬인 물류망… 물류 적체·운임 인상 비상

입력 2021-08-31 04:06
국민일보DB

코로나19가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면서 전 세계 물류망도 좀처럼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많은 양의 화물을 처리하는 중국 항만과 공항이 연이어 폐쇄되며 물류 적체 및 운임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6주째 상승하며 지난 27일 기준 4385.62포인트를 기록했다. 유럽 노선을 제외하곤 모든 노선에서 운임이 오른 탓이다. 항공 화물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 23일 기준 ㎏당 8.69달러로 지난달 평균(7.90달러)보다 10% 올랐다. 바닷길뿐 아니라 하늘길도 공급이 원활치 못하게 되면서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기세를 다시 키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일부터 중국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선 화물 운송 근로자 5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코로나19에 대해 ‘무관용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 당국은 밀접접촉자를 비롯한 1000여명의 화물 운송 근로자들을 2주간 격리시켰다. 이 영향으로 푸둥공항의 화물 처리 능력은 70%가량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푸둥공항이 지난해 기준 중국 내 공항 화물 처리량의 23%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코로나19 확진자 신규 발생으로 중국의 최대 화물공항을 통한 상품 운송이 지연됨에 따라 (화물)항공기 운임이 상승하고 공급망 복구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이유로 지난 11일부터 2주간 폐쇄됐던 중국 저장성 닝보항은 지난 25일부터 가동을 재개했지만 운영을 중단한 동안 닝보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닝보항은 화물 물동량 기준 세계 1위이자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3위 항만이다. 세계 7위 컨테이너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의 셰후이취안 사장은 최근 “항만 혼잡과 컨테이너 선적 용량 부족은 4분기 혹은 내년 중반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 세계 물류망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은 파업의 기로에 섰다. HMM 육상노조(사무직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고 내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