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지난 7월 초부터 재개한 것 같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나왔다. 올해 초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 및 접촉 의지를 지속해서 보냈다. 남측도 그동안 대북 인도적 협력 등을 거론하며 끊임없이 대화 재개에 나설 것을 요구해왔다. 그런데도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다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라는 카드를 꺼내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북한이 남·북·미 대화나 협상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기보다 추후 협상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래도 이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국제사회를 향한 도전이다. 더욱이 핵전력 강화로 이어진다면 한반도 평화 안정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한때 남북 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처럼 들떠 있었던 우리 정부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 시점인 7월 초는 통신연락선 전격 복원 전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미 핵 카드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에서 지난달 27일 통신선을 복원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통신 단절(지난 10일)을 한 것이란 얘기가 된다. 결국 진정성 있는 남북 관계 개선 의지는 애당초 없었다는 얘기다.
북한은 위험한 불장난을 당장 멈춰야 한다. 더이상 상황을 악화시켜선 안 되고 남북 및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미국과 협력해 북한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21~24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한 데 이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내달 1일까지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묘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사설] 북, 영변 원자로 가동… 불장난 멈추고 대화 나서라
입력 2021-08-3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