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선교 통해 긍정의 힘 전파하며 국민 대통합 힘써주길”

입력 2021-08-31 03:07
이영훈 목사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교회의 영산연구원 부원장으로 부임했다는 자신의 기사가 실린 국민일보 1993년 1월 18일자 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비서실에서 만난 이영훈 목사는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으며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토르 대사가 국민일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에 관심 있게 봐달라고 홍보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재단법인 국민문화재단에서 박종화 목사와 함께 공동으로 이사장직을 맡게 된 이 목사가 일과를 시작하며 성경 다음으로 집는 것은 국민일보다.

이 목사는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성경을 읽은 뒤 국민일보를 보며 교계와 사회의 흐름을 접한다”며 “다른 네 종류의 신문도 보는데 그건 참조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국민일보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심히 보는 코너를 꼽는다면 ‘역경의열매’다. 그는 “그동안 겉으로만 접해 알았던 이들의 내면 깊은 부분을 알게 돼 좋다”면서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신앙의 도전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목사의 이름이 국민일보에 처음 등장한 건 1990년 5월 31일자 기사 ‘순복음 세계 선교대회 개막·신자 3만명 참석’에서였다. 당시 미국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있던 이 목사는 하루 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순복음세계선교회 주최 ‘제17회 순복음세계선교대회’에서 사회를 봤다. 82년 미국에 건너간 이 목사가 워싱턴DC 일대 한인교회로서는 최초로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독립교회를 건축해 현지와 국내 교계의 주목을 받은 무렵이다.

이 목사는 30대였던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님께서 공부하고 오라며 유학을 보내주셔서 미국엘 갔다”면서 “그러다 갑자기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사임하게 돼 주일에만 가서 교회를 섬기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발목이 잡혀 교회 건축까지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당시가 여러 가지 이유에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4대째 기독교 집안, 그것도 장로교 신앙을 보고 자란 이 목사는 조 목사로부터 오순절 신앙의 가르침을 받고 신앙의 ‘패턴’이 바뀌었다고 했다. 조 목사에게 배운 ‘절대 긍정’ ‘절대 믿음’의 신앙은 미국에 이민교회를 세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당시 편견을 깨는 데 주효했다.

이 목사는 “조 목사님께 배운 것을 적용할 생애 첫 목회이자 도전이었다”면서 “그때 당시의 열정과 더불어 ‘절대 긍정’의 믿음, ‘성령의 역사’가 어우러졌기에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그런 열정으로 목회할 수 있을까 싶고 부족함도 느낀다고 했다. 이 목사가 “젊음이란 건 일생의 기회다. 세상은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 비전을 주며 이를 펼칠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다.

이 목사의 사역이 실질적으로 국민일보에 처음 소개된 건 그로부터 3년 후인 93년 1월 18일자 기사에서다. 기사는 이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영산연구원 부원장으로 부임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부원장으로서 주어진 첫 임무는 오순절 신앙을 바탕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신앙을 정립하는 일이었다. 신학적 고찰을 더해 책도 냈다. 당시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한 장로교단과 사이비성을 놓고 시비를 가리고 있었다. 책을 해당 교단에 보내 연구해보고 정말 이단성이 있다고 보는지 가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이듬해 그 교단은 오순절 신앙의 특수성이 있을 뿐 교리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목사는 “사이비 갈등의 종지부를 찍은 결과를 가져와 기억에 남는다”며 “해당 교단이 이단성 문제를 해제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나 2007년 7월 8일자 기사는 이 목사가 조 목사의 뒤를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대 담임목사로 인준됐다는 소식을 전한다. 당시 이 목사는 “이번 결정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겸허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듬해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으로 공식 취임해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국민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현재 국민일보는 어떻게 평가할까. 이 목사는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일반면과 미션면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단 ‘정도(正道)’를 가고 있다고 본다”면서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진보와 보수를 어우르는 신문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가 ‘10만 목회자 정기구독’ 캠페인을 펼쳐 대형 교회 목회자부터 시골의 작은 교회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목회자의 손에 국민일보가 들렸으면 한다는 소망도 전했다.

이 목사는 “말은 한계가 있지만, 문자는 영원하다”면서 “문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국민일보가 문서선교라는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글을 지속해서 실어 전해달라”면서 “긍정이 가진 힘을 사회에 계속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이 목사는 마지막으로 “복음만이 한국사회에 비전을 제시할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독교 신앙의 대변지인 국민일보가 특정 이념이 아닌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세상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울타리 쳐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드는 일에도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