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한 번쯤은 개념 없는 신앙인이 되어

입력 2021-08-31 03:08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담대하게 신앙생활하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추상적인 질문 같지만 이미 준비된 헌신자입니다. 우린 오늘도 얼만큼 준비된 헌신자인가요. 어느 때나 주님께 헌신할 준비가 돼 있습니까.

오늘 본문은 4복음서에 다 나와 있기에 우리에겐 익숙한 그림입니다. 배경은 베다니의 이미 치료된 나환자였던 시몬의 집입니다. 예수님이 그 집에서 음식 대접을 받고 있는데 느닷없이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옛말에 ‘남녀칠세부동석’이고, “먹을 때는 개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여인은 개념도 없는 여인입니다. 여인은 값비싼 향유 한 옥합을 식사 자리에 갖고 와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붓습니다. 예수님도 식사하다 말고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그 향유는 값으로 따지면 일반 노동자의 연봉에 가까운 거액이었으니까요.

여러분은 연봉에 해당하는 향유를 개념 없이 이렇게 허비할 수 있습니까. 참으로 당혹스러운 현장입니다. 여인은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합리적이지도 못하고, 이성적이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이성적이고 상식적이었습니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봐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 반응이 즉각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이 여인의 개념 없음에 화를 내고, 책망합니다. 얼마나 개념이 없으면 값비싼 향유를 허비하겠습니까. 상식적으로 본다면, 연봉의 액수라면, 주변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먹여 살릴 수 있는 액수였으니까요.

주변 사람들이 이 여인을 궁지에 몰아넣습니다. 갑자기 가난한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는 박애주의자들이 된 듯합니다. 대단히 헌신적인 사람들로 보입니다. 사실 교회에도 보면 이런 주변머리 없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그런데요. 여러분. 우리 주님은 이런 개념 없는 여인을 오히려 칭찬합니다. 그것도 최고의 칭찬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 여인을 가만두라. 어찌하여 그 여인을 괴롭히느냐. 그 여인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여러분, 예수님은 우리의 시각과 다른가요. 예수님의 관점은 우리의 관점과 다른가요. 이 일이 예수님을 위한 일이라면, 예수님은 이기적인 분이신가요.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이 볼 때 이 여인은 개념 없는 여인처럼 보였겠지만, 주님께서는 이 여인을 가장 멋진 준비된 여인으로 보고 계십니다. 이 여인은 자기 평생에 한 번밖에 없을 예수님을 위해, 전 재산을 바쳐서 헌신했습니다.

주님의 교회는 지금까지 이런 헌신적인 여인들 때문에 부흥했고 2000년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상식 없이, 개념 없는 헌신을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여기서 ‘개념 없다’는 의미는 “따져 보지도 않고, 계산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앞에, 교회 앞에 헌신할 때, 따져보지 않고 통 크게 헌신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주님은 우리 일생의 신앙생활 가운데 이런 개념 없는 헌신이 한 번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요청하십니다. 이것이 ‘허비’라고 생각합니까. 상식에 맞지 않을 만큼 자녀들에게 퍼부어 주면서, 예수님을 위해 이만큼 퍼부어 준 적이 있습니까. 퍼부어 줄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의 모든 것을 드리며 헌신했습니다.

여러분도 ‘개념 없는’ 현장의 주인공이 돼 오고 가는 세대에 예수님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면 하나님도 개념 없이 퍼부어 주실 것입니다.

박희종 대봉교회 목사

◇대구 대봉교회는 ‘생명 나무 아래에서 세워주고 지지하며’란 은혜의 말씀에 감격해 하나님께는 감사하고, 이웃에게는 감동의 물결을 전해 날마다 감탄하는 삶을 살길 소원하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