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 환자 ‘요요 현상’, 심근경색·뇌졸중·말기 신부전 위험 높여

입력 2021-08-30 20:12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흔히 말하는 ‘요요 현상’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살이 쪘다가 빠지든 살이 빠졌다가 다시 찌든 상관없이 체중 변화의 폭이 크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만성 콩팥병 환자가 요요 현상을 겪으면 사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말기 신부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동기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만성 콩팥병 환자 8만4636명을 평균 4년간 추적했다. 이들을 체중 변화량 순으로 2만1159명씩 4개 그룹으로 분류해 관찰한 결과 요요 현상이 크게 나타난 그룹일수록 건강 예후가 좋지 않았다.

평균 체중 변동이 가장 큰 4분위 그룹은 가장 작은 1분위 그룹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66.2% 높았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말기 신부전 위험도 각각 19.1%, 18.9%, 20.1% 높았다. 이런 경향성은 체중의 변화 방향과 무관했다. 흔히 체중이 급격히 불어날 때 위험하다고 여겨지지만 체중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요요현상을 겪을 때도 위험이 증가했다.

김동기 교수는 30일 “만성 콩팥병을 비롯한 만성 질환자들은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기초 대사량이 낮고 너무 큰 욕심으로 체중 관리를 한다고 섭취량을 과도하게 줄이게 되면 이 또한 근육 감소와 추가적인 기초 대사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동일한 식사량에도 잉여 칼로리를 지방 형태로 남기게 되고 체중이 다시 불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 과도한 목표와 꾸준하지 못함이 원인인 셈이다.

김 교수는 “따라서 체중 감량 목표를 1년 이상 길게 잡고 지나치게 음식을 줄이는 것을 피하고 유산소와 근육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때 몸무게 숫자 보다는 건강한 식이, 운동 시간, 횟수 등 건강행동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이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꾸준한 저염식(하루 5g 이하 소금 섭취)을 실천하기 위해 밖에서 사 먹는 횟수를 줄이고 집에서 조리할 땐 가능한 소금을 적게 넣고 소금보다는 된장, 고추장을 이용하는 게 좋다. 가공육이나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는 피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