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이 尹 잡고, 내가 洪 잡고”… 유승민 ‘경제 대통령’ 출사표

입력 2021-08-27 00:02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의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준비된 경제 대통령’을 내세워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가 곧 윤석열 후보 지지율을 따라잡고, 그 다음 제가 홍 후보를 따라잡아 결국 유승민이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열세 지역이기도 한 대구·경북(TK) 공략부터 행보를 시작했다.

유 전 의원은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출마선언식에서 “저에겐 오랜 꿈이 있다. 잘 사는 대한민국, 강한 대한민국,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꿈”이라며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2017년 19대 대선에 이은 두 번째 대권 도전이다.

그는 ‘결국은 경제다. 강하다, 유승민’을 출마선언문 주제로 내걸었다. 출마 선언문에는 ‘경제’가 12차례나 언급됐다.

유 전 의원은 “달콤한 사탕발림 약속은 하지 않겠다”며 “30년간 추락해온 경제를 ‘다시 성장하는 경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용감한 개혁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며 혁신인재 100만명과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양성, 남부경제권의 반도체 미래도시 건설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노동 유연화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노사정 대타협도 약속했다.

외교·국방 분야에선 ‘강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그는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한 국군, 군인을 존경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북한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국과 일본 앞에 당당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또 본선 경쟁력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정말 정권교체를 원하신다면 본선에 강한 유승민,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유승민이 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 지지를 일관되게 받아온 후보는 국민의힘에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출마 선언 이후 첫 방문지로 대구를 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 등에서 생긴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고 TK지역 지지를 회복하는 일이 이번 대선의 최대 과제라고 보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태어나 자라고, 대구에서 4선 국회의원을 한 후보는 저 한 명밖에 없다. 제가 대구의 아들”이라며 TK 민심에 호소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제가 어떤 역할을 했고, 왜 그렇게 했는지, 제 진심을 솔직하게 말씀 드릴 생각”이라며 “영남 보수 유권자들이 저에게 품은 섭섭함을 지우고 마음을 바꾸면, 지지도가 짧은 시간에 10~20%포인트 올라가는 건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일까지 TK 지역을 돌며 고향에 대한 ‘충정’을 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1차 회의를 열었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처음도 공정, 나중도 공정”이라며 “(경선 관리의) 최대의 목표를 공정으로 삼고 사심 없이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7일 후보자등록 신청 공고를 내고 30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는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