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순직한 선교사의 유가족들은 담담했다. 이따금 눈물을 훔치는 게 전부였다.
최상운 선교사의 장녀 최주은씨는 “하나님 일을 하신 아버지에게 안식을 주셨다. 더 좋은 곳에 가셨으니 슬퍼할 게 아니라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중동선교회 소속인 최 선교사는 15년간 사역한 오만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지난달 5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온누리교회와 한국위기관리재단은 25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코로나19 순직선교사 가족 위로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 가능한 인원인 99명보다 적은 80여명만 참석해 드렸다.
이날 예배는 지난 10일 온누리교회와 위기관리재단이 공동 제작한 순직 선교사 추모영상으로 시작했다. 위기관리재단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집계된 코로나19로 별세한 선교사는 23명이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영생의 동산’(계 22:1~5)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선교사들은 자신이 섬기는 영혼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사역현장을 지키다 감염병에 순직했다”며 “하나님은 이 죽음을 주목해 보셨다. 선교사들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크신 뜻을 깨닫게 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정국 위기관리재단 이사장은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 이사장은 “먼저 가신 선교사님들은 우리가 가수 나훈아의 ‘울긴 왜 울어’라는 노래를 불러주길 원하지 않을까 싶다”며 “산 자와 죽은 자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다. 산 자는 더 이상 울지 말고 순직 선교사들이 남긴 선교적 과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로의 마음은 예배에 참석한 유가족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최씨는 “하나님이 아버지를 왜 이렇게 빨리 데려가셨는지 알 수 없지만 천국에서 아빠 만날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는 위로예배와 함께 지난 8일 비전헌금을 통해 모은 헌금도 유가족 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4억5000만원은 순직 선교사의 연령과 자녀 수, 경제력 등을 고려해 유가족에게 차등 지원하고 나머지 2억원은 유가족 심리치료 지원과 추후 발생될 선교사를 위한 예비비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