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왔던 현지인 390여명이 오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아프간 카불 주재 우리 대사관과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현지 사무소, 우리 정부의 아프간 재건사업을 위해 운영했던 지방재건팀(PRT), 현지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원에서 근무했던 현지인과 그 가족 등이다. 이 중에는 어린이 100여명이 포함됐다고 한다. 정부는 이들의 안전 이송을 위해 군 수송기 3대를 현지에 급파했다.
대한민국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으로부터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는 이들을 우리가 품는 건 인도적, 도의적 측면에서 당연하다. 선진국으로 도약한 국제사회의 변화된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이들은 난민이 아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7~8년간 우리를 도운 ‘특별공로자’로, 유럽 등지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난민과는 성격이 근본부터 다르다.
이들은 정부의 신원 확인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때문에 2018년의 제주도발 예멘 난민 논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건 기우에 가깝다. 당시 내전을 피해 제주도로 입국한 500여명의 예멘인이 우리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해 사회가 찬반으로 양분돼 시끄러웠다. 이들 입국에 내국인 브로커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되기도 했으나 우려했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프간인들은 입국 직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수용된다. 언어도, 종교도, 인종도 다른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종 정착 희망지가 한국이 아닌 이도 있을 게다. 한국에 정착하든, 제3국으로 가든 이들이 국내에 머무는 동안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따뜻한 마음을 보냈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에 함께 데려오지 못한 조력자 중 한국행을 희망하는 사람의 이송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설] 우리 품에 안긴 아프간 조력자 따뜻하게 맞이해야
입력 2021-08-26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