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아동에 날개를’… 교회의 사랑은 계속된다

입력 2021-08-26 03:01
강경필(오른쪽 두 번째) 수원제일교회 장로가 지난 5월 수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안소영(세 번째) 관장에게 학대 아동을 위한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건휘 사례관리팀장, 오미경 상담원, 맨 오른쪽은 김태환 수원제일교회 안수집사. 수원제일교회 제공

지난해 발생한 ‘정인이 사건’으로 학대 아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수원제일교회(김근영 목사)가 그 관심을 사랑의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교회는 올 한 해 ‘러브 수원:은혜의 날개’ 사역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대 아동을 섬기는 중이다.

지난 1월 교회는 온(on)가족특별기도회를 통해 모은 헌금 3500여만원을 학대 아동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김근영 수원제일교회 목사는 25일 “당시 정인이 사건 때문에 온 국민이 마음 아파했다. 그 모습을 보며 교회가 학대 아동에게 사랑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들이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라도록 돕자고 성도들과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 첫걸음으로 교회는 학대 아동을 위한 단기그룹홈을 운영하는 수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 55인치 TV와 태블릿PC 등 설 선물을 전달했다. 또 기관을 통해 추천받은 아이들 50명에게 학용품, 간식, 비타민 등을 보냈다. 성경 말씀과 성도들의 응원을 적은 카드도 함께였다.

어린이날에도 사랑은 이어졌다. 이번에는 단기그룹홈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선물을 신청받았다. 포켓몬 카드부터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 신상 시계까지 맞춤형 선물을 일일이 사서 보냈다. 수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 안소영 관장은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품을 직구까지 해서 선물한 교회의 세심함에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면서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돌봄 기관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많았는데, 교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줘 아이들은 물론 기관 선생님들까지도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에는 수원시 보육아동과의 추천을 받아 장기그룹홈에 있는 아이들 3명에게 학원비를 지원했다. 단기그룹홈에 있던 아이들은 학대 위험이 줄어들면 가정으로 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 놓이면 장기그룹홈으로 옮겨 생활하게 된다. 김 목사는 “장기그룹홈 예산으로는 아이들이 학원까지 다니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더 공부하고 싶지만 재정적 여건상 포기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학원비를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영어, 수학, 태권도 학원 등을 다니며 꿈을 키우게 됐다.

올 한 해 끊임없이 이어온 은혜의 날개 사역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김 목사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교회 청년들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열거나, 관련 기관과 함께 학대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학대 아동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포기하지 않도록 온 교회가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