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교에서 방학을 마치고 2학기 등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선 학교 현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개학이 우려스러운 건 4차 유행 규모가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지 않은 아동·청소년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학부모와 교사의 우려도 큰 상황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 A씨는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확진자가 2000명대인 4차 유행 상황에서 등교는 경험해보지 않아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 학교는 오는 26일부터 16개 학급 1·2학년 500여명이 일제히 등교한다. 전국 초·중·고교는 지난 17일부터 단계적으로 등교를 시작해 다음 달 6일 등교를 확대할 예정이다.
A씨는 교직원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더 불안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음 달 초에 2차 접종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선생님은 2차 접종했어요’라고 묻는 얘들까지 있어 대답하기도 머쓱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족이 확진된 일부 교직원이 자가격리 중인데 등교 상황이었다면 앞이 깜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4차 유행 상황이지만 학습 결손 등에 대한 우려가 커 일선 현장에서도 등교 필요성은 인정한다. 학교가 가정이나 지역사회와 비교할 때 감염 위험이 더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등교 확대의 이유가 됐다. 다만 유행 상황을 감안해 추가 조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A씨는 “학교는 과밀 학급이 많아 거리두기가 쉽지 않은 장소”라며 “과밀 학급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우려대로 학교는 다수 인원이 장시간 같은 공간에 머문다는 점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선 델타형 변이 확산으로 새 학기 개학 전후 10대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지난 5∼12일 미국의 어린이·청소년 확진자가 12만1427명으로 집계됐다며 “지속적으로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한 고등학교 학생 5명이 확진된 후 24일까지 6명이 추가된 사례가 있다.
정부는 학교 방역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전면 등교에 따라 학생들의 감염 위험성이 올라가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여러 유행 상황을 겪으면서 잘 통제되는 경우 학교에서의 감염 위험성을 최소한도로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지속해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또 “4차 유행을 최대한 빨리 안정화시켜 아이들에게 조금 더 충분하고, 충실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1937명으로 집계됐다. 동시간 기준으론 지난 10일(2021명), 18일(1995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에 따라 하루 확진자 수는 또다시 2000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