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시행이후 주택 전세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주변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오세훈표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본격 확대한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공약한 장기전세주택을 2026년까지 5년간 총 7만호를 공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4년 간 공급된 장기전세주택의 2배 규모다.
오는 27일 1900세대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기존 장기전세주택과 ‘상생주택’이라는 신규 방식을 통해 공급한다.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이 2007년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중산층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고도 장기전세로 안정적으로 거주함으로써 주택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무주택 중산층을 겨냥해 중·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되고, 주변 시세의 80% 범위 내에서 최장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서울시는 기존 입주자가 나간 후에야 새 입주자 모집하던 관행을 깨고 주택청약과 같은 ‘예비입주자’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계약 종료 시점 등을 바탕으로 공가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 예비입주자를 선정해놓고, 기존 입주자가 나가는 대로 입주시켜 공급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공급가격 산정방식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최근 전세가가 급등해 장기전세주택 공급가격(전세보증금)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내부 위원으로만 운영됐던 장기전세주택 공급가격 결정기구인 ‘임대업무조정심의위원회’에 외부 전문위원을 대거 위촉해 서민주거안정이라는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개별 장기전세주택 공급가격을 2년마다 심사해 전세 보증금의 5% 이내에서 전세금 증감을 조정한다.
1900세대 (예비)입주자 청약 신청은 9월 15일부터 SH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내년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고덕강일13단지 및 동작트인시아 등 137개 단지의 입주자 583세대와 내년 말까지 고덕강일, 마곡 등 29개 단지에서 나올 공가에 대비한 예비입주자 1317세대로 구성된다. 평균 전세보증금은 전용면적 60㎡이하 4억377만3000원, 60㎡초과~85㎡이하 4억2410만7000원, 85㎡초과 6억687만5000원이다. 자세한 신청일정, 청약자격 등은 SH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의 한 유형으로 신규 도입하는 ‘상생주택’의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규모 가용지가 부족한 서울의 상황을 고려해 민간의 토지와 공공의 재원을 결합한 개념으로 민간에는 용도지역 변경, 세제혜택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과 공공이 상생하는 방식이다. 기존 장기전세주택도 더 많은 무주택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평균 거주기간 등을 고려해 최장 전세기간을 조정하는 등 재설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