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메모리’ 승부수… 초격차 잇는다

입력 2021-08-25 04:06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PIM.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한 메모리 반도체 제품군을 늘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2분기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전분기보다 30% 성장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24일 반도체 기술 학회 ‘핫 칩스’(Hot Chips)에서 PIM 기술을 적용한 제품군과 응용 사례를 소개했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 AI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지능형 반도체를 뜻한다.

AI 메모리는 기존의 메모리가 가진 폰 노이만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으로 평가된다. 폰 노이만 구조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사이에 하나의 통로로 데이터가 직렬처리되기 때문에 데이터양이 많아지면 지연 현상이 생긴다. AI 기술이 더해지면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과 병렬처리가 가능해 성능과 시스템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AI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 184억5000만 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엔 1179억 달러(약 137조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이 1분기에 비해 25.6% 성장한 241억14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71.5%로 1분기보다 0.5% 포인트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30.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점유율을 43.6%로 늘렸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34%에서 2분기 46%까지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보다 매출은 20.8% 늘었으나 점유율은 1.1% 포인트 감소했다.

2분기 D램 시장의 호황은 D램 가격이 1분기에 이어 추가 인상된 것과 공급 부족 사태를 예상한 구매업체들이 물량을 늘린 결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비대면 상황의 장기화로 노트북 수요가 견조했고 그래픽·소비자용 D램도 선전했다.

다만 D램 가격 하락으로 인한 반도체 시장 불황에 대한 우려는 계속 이어졌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부턴 부품 수급 불일치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4분기엔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전망했다.

양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