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4만명을 채용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11일 만에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주요 경영진을 만난 데 이어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포함해 삼성전자 사업부문별로 간담회를 가졌다.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이 부회장은 삼성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투자와 채용 계획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첨단 혁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 역할을 준비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방안은 관계사 이사회 보고를 거쳤으며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40조원 중 180조원은 국내에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등이 포함된 내용이다. 순수하게 증액된 금액은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3년간 총 180조원을 투자했으며 그중 국내 투자는 130조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확대를 통해 반도체와 바이오 등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메모리반도체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에서 1위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분야는 백신 등 차세대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강화를 통해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CDMO에서 2023년 시장점유율 30%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래세대를 위한 고용과 기회 창출도 강화한다. 삼성은 3년간 직접 고용 4만명, 투자 및 생산을 통한 고용 유발로 56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공채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4대 그룹 가운데 공채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청년 소프트웨어 교육은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C랩 사업 저변도 확대해 미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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