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넘어서기 위한 우리 국민과 정부의 노력이 1년반 넘게 지속되고 있다. 지구촌 기후와 환경의 변화로 앞으로도 미지의 감염병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히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중요한 생존 역량이 됐다.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최근 일부 글로벌 제약사의 공급 차질로 접종을 기다리는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결국 수급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산 백신을 개발해 백신 주권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백신 상용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시장 5위 달성을 목표로 2026년까지 약 2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작년 4월 설치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는 치료제와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기업·대학·연구소·병원 등 민간과 정부의 역량을 모아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생산 등 전 단계에 걸쳐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임상시험 비용 지원, 임상 가이드라인 조기 마련 및 1대 1 맞춤형 임상 설계 상담,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제도 신설과 함께 심사 기간 단축 등 행정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기업애로사항해소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장의 애로를 직접 청취하고, 범부처 협업을 통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성과를 달성했고, 지난 10일에는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해 백신 개발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 진입하게 됐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 3상 집중 지원 체계를 구축함과 아울러 백신 효능 등에 대한 분석도 국가 주도로 실시할 계획이다. 안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도록 임상시험 전 과정에 대한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임상시험계획 승인 단계부터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거치도록 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임상시험 참여 단계부터 시작해 투약 후 1년까지 건강 상태를 지속 점검한다. 특히 의료진을 통한 집중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 혹시라도 참여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의료적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이러한 정부의 행정적·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예컨대 임상 3상 시험에는 대규모 참여자 모집이 필요하며, 참여자 모집의 신속성이 국산 백신 개발의 속도를 좌우하게 된다. 결국 국산 백신은 정부와 기업, 현장 연구자,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 국산 백신을 상용화하고 우리 국민이 우선적으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백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 등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공급해 글로벌 백신 허브 국가로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전대미문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국민 여러분의 자발적 방역 참여와 인내 그리고 의료진의 헌신으로 지구촌에서 손꼽히는 성과를 자랑하는 K방역의 완성은 백신 주권이 확립될 때 가능해진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방탄소년단의 ‘버터(Butter)’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제는 백신이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문화 중심 국가에서 나아가 글로벌 백신 허브 국가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뜨거운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린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