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때… 온·오프서 묵묵히 성령의 불 밝혀야”

입력 2021-08-24 03:04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가 22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예배당에서 코로나19시대 성령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남=신석현 인턴기자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했다. 1980년대 교회로 밀려드는 성도들을 위해 주차장 공간에서도 예배드리던 부흥을 경험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청소년 사역자로 목회를 시작했으며, 8년간 이민목회를 했다. 2017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육국장을 지내다가 2019년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9대 목사에 취임했다.

그는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열린 중등부 여름 수련회 때 예수를 인격적으로 영접했다. 1992년 한세대 신학과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 9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싱크탱크인 국제신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가 청소년 사역에 눈 뜬 것은 2000년 서울 강남순복음교회 중고등부를 맡으면서부터다. 강남지역 고등학교를 돌며 복음을 전하다가 서울 사랑의교회와 소망교회 소속 청소년 사역자를 만났다. 이들과 함께 시작한 게 다음세대부흥을위한교회연대다.

청소년 사역일정은 새벽 등교 기도 모임, 점심 학내 기도 모임, 저녁 학원 앞 심방 등으로 바쁘게 돌아갔다. 학생 사이에서 그의 별명은 ‘크리스피 황’이었다. 간식으로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사 먹이면서 붙은 별명이다.

그는 “복음으로 아이들을 살리려면 친밀감을 형성하는 게 먼저였다. 처음에는 전도사라기보다 10살 많은 형 오빠로 아이들에게 다가섰다”면서 “친구가 되면 말씀이 들리기 시작하고 성령을 받으면 구제와 선교에 나서게 돼 있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목회 초창기부터 철저히 관리목회가 아니라 찾아가는 목회를 지향했다”면서 “물론 설교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아이든 장년이든 귀로 설교를 듣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상식적 수준에서 예측 가능한 목회를 펼쳐야 하며 신앙을 삶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후 자정까지 공연과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을 교회에 붙잡아놓기 위해 힘썼다. 서울 강남에서 7년간 청소년부 사역을 했는데, 졸업생만 1000명이 넘는다.

황 목사는 “과거만 해도 주일학교는 학생, 교사, 재정이 없는 ‘3무’의 상황이었다”면서 “요즘은 청소년 사역을 감당할 교역자가 사라진 ‘4무’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소년 사역은 현장을 6개월만 떠나도 감각이 떨어진다”면서 “어울려서 놀아주고 밥 사주며 복음으로 도전할 젊은 교역자를 끊임없이 길러내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있다”고 조언했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전경. 성남=신석현 인턴기자

2007년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청년부 부교역자가 된 황 목사는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을 만나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비전을 발견해 보라고 설득했다.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 프뉴마청년선교회를 맡아 부흥을 경험했다. 2010년 미국 하와이 오아후순복음교회에, 2014년 미국 시카고순복음중앙교회에 부임해 사역했다.

황 목사는 “이민교회에서 한인들의 애환을 보며 한 영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매주 수요일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성도를 직접 찾아가 심방하고 기도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하루 심방 거리만 400㎞가 넘었다. 찾아가 섬긴다는 자세로 목회하니 분쟁이 줄어들었고 부흥이 시작됐다”고 했다.

요즘 그의 주된 관심은 코로나19 시대 본질적 목회방안이다. 황 목사는 “아무래도 코로나 상황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의 본질적 기능인 선교와 구제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그래서 지난 4월 온·오프라인 부흥회를 열었고 350여명의 결신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지역 13개 교회와 공동으로 소상공인 돕기에 8000만원을 기부하고 성남시 의료원에 8500만원의 의료비를 전달한 것도 구제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카카오 채널을 통해 소식과 온라인 예배 링크를 꾸준히 보낸다. 온라인으로 성경학교와 성경강의를 진행한다. 교회학교는 스마트폰 증강현실 기능을 활용해 설교를 동영상으로 제작한다.

황 목사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지만, 교회는 온·오프라인에서 묵묵히 성령의 불을 밝혀야 한다”면서 “40일 특별기도회, 새생명축제를 열고 유튜브 사역, 전화 심방에 힘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함 속 온라인 사역은 오프라인 사역으로 가는 터미널과 같다”면서 “그렇다고 온라인 교회가 메인 처치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순복음의 야성이 코로나19 시대에 강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리가 헝클어진 사자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한번 포효하면 모든 동물이 도망친다. 순복음의 야성이 마치 그런 것 아니겠냐”고 웃었다.

이어 “순복음의 오중복음, 삼중축복, 사차원 영성, 절대긍정, 절대감사의 신앙은 한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관통하고 있다”면서 “특히 절대긍정과 절대감사는 자기 주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성령충만할 때 가능한 신앙인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요즘처럼 영적 우울증이 심화될수록 순복음 영성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남=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