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주름도 깊어지고 있다. 거리두기에 따른 고통을 견디다 못한 일부 자영업자들이 보건소에 불만을 표출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뾰족한 수가 없어 거리두기 효과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된 수도권의 자영업자들은 23일부터 더욱 강화된 영업 제한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기존처럼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이 2명까지만 허용되고, 오후 10시였던 식당·카페 영업 마감 시간은 9시로 1시간 줄었다. 대신 정부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일행에 포함될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4명까지 만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앞선 6주에 더해 2달여간의 고강도 거리두기를 버텨야 하는 실정이라 차량 시위 등 단체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거리두기에 지칠 대로 지친 자영업자들은 지역 보건소에 항의를 쏟아내기도 한다. 늘어나는 진단검사와 확진자 역학조사, 자가격리 업무에 힘들어하는 보건소 종사자들이 이 같은 불만까지 맞닥뜨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김혜숙 부산시 감염병총괄팀장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큰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보건소에 욕을 하고, 방역을 제대로 못 한다고 화를 내고, 거리두기를 한다고 (방역이) 다 되냐며 소리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거리두기 연장을 앞두고는 “당장 보건소 앞에 가 죽어버리겠다”고 윽박지르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이런 언행이 보건소 직원들에겐 트라우마로 남는다고 호소했다. 그런 그도 자영업자들에게 마냥 희생을 강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까지 국민 모두의 힘으로 방역을 지켜왔는데 구멍 하나가 생기면 금방 무너진다”며 “그렇다고 더 참으라 하기도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어렵지만 당장의 거리두기 완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2일 “앞으로 2주간의 방역 대응이 4차 유행 극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도 효과가 없으면 추석 연휴 때까지 현 거리두기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 1차 접종률이 70%에 이르는 9월 말, 나아가 2차 접종률이 50%에 육박할 10월 첫 주까지도 고강도 거리두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여기에 위중증 환자를 비롯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병상 등 의료 대응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총 395명으로 전날(403명)에 이어 400명에 육박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유행이 줄어드는 감소세로 전환된 게 아니고 유지되는 수준인 만큼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자칫 긴장을 늦추면 폭발적인 유행 증가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강력한 거리두기와 방역 대응을 통해 유행 규모가 의료체계 여력을 넘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은 방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1628명으로 집계했다. 일주일 전(15일)보다 189명 줄었다. 백신 접종은 비교적 순탄하다. 백신 1차 접종률은 지난 21일 접종 시작 176일 만에 50%를 넘겨 이날 0시 기준으로 50.4%를 기록했다. 2차 접종률은 22.5%였다.
박장군 최예슬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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