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먹방’ 사과한 이재명… “김정은 만나겠다”

입력 2021-08-23 04:03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조건부 제재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북정책 구상을 밝혔다. ‘화재 중 먹방’ 논란에 공식사과하며 ‘황교익 사태’를 매듭짓고 정책공약으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22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환 시대의 통일외교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대북정책의 핵심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스냅백을 꺼내 들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 제재 완화조치를 동시에 실행하되, 북한의 약속 미이행 시 제재를 즉각 복원해 비핵화 조치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북핵문제를 일시에 타결하는 ‘빅딜’ 방식은 성공 가능성이 작다는 게 이 지사의 생각이다.

남북 협력사업에서는 ‘실용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국민은 북한과의 경제협력·교류·인도적 지원은 지지하지만 북한의 호응조차 없는 일방적 정책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예로 들며 “북한이 잘못하면 잘못한다고 분명히 우리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계승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중재자 및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쿠팡 이천물류센터 화재 당시 황교익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저의 판단과 행동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황씨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에서 촉발된 사태가 더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