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적자 가계부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의 적자 가구 비율은 50%를 넘었다.
22일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4.4% 포인트 증가한 24.4%였다. 적자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를 뜻한다.
지난해 2분기에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영향으로 가계소득이 일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이 효과가 사라졌다. 올들어 저물가 기조가 사라지고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한 것도 적자 가구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은 55.3%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 포인트 높아졌다. 1분위 가구는 올 2분기 월평균 96만6000원을 벌어 115만3000원을 지출했다. 지난해에는 매월 평균 90만4000원의 소득을 올려 97만원을 소비했다. 지난해에 비해 소득이 6만2000원 증가하는 동안 지출은 3배 가까운 18만3000원이 늘어난 것이다. 1분위는 원래도 버는 돈이 적고 필수 지출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다른 분위보다 적자 비율이 높은데 올 2분기 상황이 더 나빠진 셈이다.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28만7000원이었고, 지출은 330만8000원이었다. 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는 코로나19 4차 확산과 이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3분기 이후 적자가구 비중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