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수리하는 목사님… 새로운 전도의 장 연다

입력 2021-08-23 03:04
휴대전화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이규완 전도사는 감리교신학대 평생교육원에서 마련한 새 강좌 ‘아이폰 수리와 선교’의 강사로 나선다. 이규완 전도사 제공

“우리 교인 휴대전화는 내가 책임진다.”

최근 서울 감리교신학대 평생교육원이 새로운 강좌 개강 소식을 알리는 온라인 게시물에 올린 광고 문구다. 강좌 이름은 ‘아이폰 수리와 선교’.

박은영 감신대 평생교육원장은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 강좌를 개설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교역자들이 휴대전화 수리 기술을 배워놓으면 성도들과 새로운 대화의 장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회자들이 휴대전화를 고쳐주는 일을 한다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지역 주민들도 교회를 좀 더 친근하게 여길 것 같더군요.”

강사로 나서는 이는 이규완 전도사다. 감신대를 나와 지난해까지 한 교회에서 사역한 그는 현재 휴대전화 수리업체인 ‘아이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2년 전, 목회자 대여섯명을 상대로휴대전화 수리 기술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당시 수업에 참여한 목회자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도사는 “삼성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 수리 기술도 가르칠 수는 있지만, 아이폰의 경우 수업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가 쉬운 편이라 우선 아이폰 수리만 가르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좌를 듣는 목회자들은 젊은 세대와 교류하는 새로운 방법을 익힐 수 있다”며 “해외 선교사 지망생들도 아이폰 수리 기술을 배워놓으면 외국에 나갔을 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강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수업은 매주 월요일 오후 7~9시, 총 7주에 걸쳐 진행된다. 1~2주차에는 온라인을 통한 이론 과정, 3~7주차에는 실습 및 토론 과정이 각각 예정돼 있다. 수강료는 7만원이다.

감신대 평생교육원은 이 밖에도 다양한 이색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기타 수리 기술을 가르쳐주는 강좌가 대표적이다. 기타 수리 사역으로 유명한 구인수 경기도 고양 섬김의교회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 박 원장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을 가르쳐주는 강좌들을 발굴해 새로운 전도의 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