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만6000명 경찰 공시 방역 긴장감… 서울은 모바일 문진 도입

입력 2021-08-20 04:05
서울지방경찰청. 뉴시스

전국에서 4만6000명이 넘는 인원이 응시하는 2021년 제2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에 모바일 전자문진표 시스템이 도입된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의 감염 우려를 덜고, 시험장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21일 전국에서 총 4만6586명이 응시하는 2차 경찰공무원 공채가 치러질 예정이다. 경찰청은 각 지방청에 전국 시험장의 교실 내 응시자 간 거리 간격을 1.5m를 유지하고, 냉방기 사용 시 2시간에 1회 이상 환기하도록 하는 방역대책을 전달했다.

그럼에도 유증상자를 거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응시생들에게 두 차례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으면 사전에 신고해 달라’고 안내했을 뿐이다. 문진표 작성이 의무가 아니어서 유증상자와 일반 응시생을 사전에 분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응시생 전모(31)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학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온라인 강의로 시험을 준비했는데 정작 시험장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우려가 커지자 1만2691명의 응시생이 몰리는 서울경찰청은 전국 최초로 모바일 전자문진표 작성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별도 예산 투입 없이 서울경찰청 정보화장비과가 지난 6월 자체 개발했다. 앞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채용시험 때까지는 응시생들이 손으로 문진표를 작성해 불편함이 있었다. 시험장 입구에 문진표를 수기로 작성하는 인파가 뒤엉켜 감염 우려가 제기됐고, 작성까지 시간이 지체된다는 불만도 나왔다. 또 1만장이 넘는 종이 문진표를 인쇄해 1개월 뒤 폐기하는 것도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 시스템에 따라 시험 1~3일 전에 모바일 문진표 접속링크를 응시생에게 보내면 응시생은 의심증상이 있는지 체크한다. 응시생은 결과 화면을 시험장 입구에서 제시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파란색으로 QR코드가 표시되고 증상이 있는 경우 주황색 QR코드가 표시된다. 이 경우 시험장 입구부터 일반 응시생과 분리돼 별도 공간에서 시험을 치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사전에 어떤 응시생이 이상증상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분리 조치를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예행연습’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경찰대 시험에서 모바일 문진표를 활용해 미비한 점과 효과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사전에 증상이 있다고 체크한 응시생 16명을 시험 전에 가려내 별도 마련된 예비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다만 모바일 문진표가 전국적으로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시험에서 사전 분리효과를 살펴본 후 전국 도입을 권장할 방침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