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신 아버지는 한 번 출항하면 한 달 정도 바다에 머무셨고 오랫 만에 돌아오면 술을 드시고 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셔서 학교에서 돌아와도 혼자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부모님은 결국 이혼을 하셨다. 외아들인 나는 아버지와 춘천으로 전학을 와 교회에 다녔지만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려 술, 담배를 하고 고등학교 때는 가출도 여러 번 했다. 친구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때리기도 하고 돈도 빼앗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내게 한마디 말도 없이 재혼했다. 원하지 않은 새어머니와 대화도 없이 세 식구가 제각각 생활하다가 몇 개월 후 아버지는 또 이혼을 했다. 내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아버지가 정말 싫어 마음을 닫고 살았다. 몇 년 후 아버지는 세 번째 결혼을 했다. 새어머니는 아버지와 관계가 좋았고 내게도 잘해주시려고 노력했지만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았다. 마음 둘 곳이 없던 나는 입대를 해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장기복무가 불가능하게 돼 전역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여전히 집안은 삭막했다. 어느 날 부모님과 크게 말다툼을 하고 집을 나와 방을 얻어 잠시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직장생활도 힘들어 군대에 재입대해 장기복무에 선발됐다. 어느 날 동료의 권유로 불법 ‘스포츠 토토’를 접한 후 점점 수렁으로 빠져 나중에는 대출까지 받아 2년 정도 게임 도박을 했다. 결국 돈도 잃고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죽으려고 숙소에서 번개탄을 피워 의식을 잃었지만 급히 병원에 옮겨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다행히 회복돼 전역을 하고 집에서 머리가 띵한 채 무기력하게 지냈다. 부모는 물론 누구와도 소통이 되지 않았고 검도를 배우며 삶의 활력소를 찾았지만 근본적 해결은 되지 않았다.
그 즈음 사촌 형의 도움으로 한마음교회에 나가며 작은교회에 연결됐다.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조금씩 마음이 열렸고 술과 담배도 끊었다. 처음엔 졸음이 오고 말씀도 들리지 않았지만 작은교회 지체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머리도 맑아지며 말씀도 들렸다. 교회 형이 준 ‘성령의 권능으로 부활을 증거하라’는 책자에서,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인 사실이고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로 주신 것이라는 기록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세 번이나 예수님을 저주하며 부인했던 수제자 베드로와 제자들의 변화된 놀라운 삶이 보였다. 요한복음 2장의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예수의 하신 말씀을 믿었더라’는 말씀처럼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증거’는 예수님의 부활이었다. 머리에만 있었던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됐다.
부활이 역사적 사실로 확증되니 내 믿음의 실상이 보였다. 내 인생은 내 것이라며 철저하게 내가 주인 돼 살아온 완악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가스 중독 영향으로 위축돼 살며 불안정한 가정환경으로 끝없이 방황하던 삶이 말끔히 사라지고 날마다 주님이 동행하니 누구와도 소통하며 즐겁게 지낸다.
대화가 막혀 있던 부모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며 가정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고 배송 회사에 다니며 직원들이나 거래처 사람들에게 내가 만난 예수님을 전했다. 퇴근할 때에는 항상 사촌 형과 말씀을 나누고 작은교회 예배에 참가하는 등 바쁘게 생활한다. 아직도 세상과 마귀의 유혹이 있지만 예수님의 부활이 확실하기 때문에 유혹을 뿌리치고 예수님만 바라보고 복음전파를 위해 달려간다.
이종호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