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광복의 노래

입력 2021-08-20 19:38

우리 민족이 겪은 엄혹한 일제 강점기 36년은 수백 년의 식민지를 겪은 나라와 민족들에 비하면 매우 짧은 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민족적 모멸감을 느낀 심리적 시간과 고통, 긴 상흔의 후유증을 생각하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우리가 맞이한 광복절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희생과 분투의 결과입니다. 기독교 신앙에서 볼 때 일제하에서 겪은 민족적 고통과 착취와 압제를 떨쳐내고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국가로 성장하고 발전한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총입니다.

광복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인도를 따라 애굽을 출발해 약속의 땅으로 가던 중 만난 홍해를, 하나님의 기적으로 무사히 통과한 뒤 모세가 부른 광복과 해방의 노래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광복절 노래가 있습니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에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모세가 오늘 이 같은 광복절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 2절에서 이스라엘의 광복은 하나님께서 직접 행하신 구원의 역사라고 고백하며 노래를 부릅니다. 하나님이 하셨으니까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모세의 이 신앙고백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장 많이 고백하며 부른 구원에 대한 감사의 찬양이 됐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품고 있는 강한 민족애를 보여줍니다. 모세는 애굽의 왕자가 됐지만 애굽에서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동족의 해방을 위해 바로에게 대항해 민족을 이끌어낸 지도자입니다. 다니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바벨론식 교육을 받고 고위 관료가 됐지만, 예루살렘을 향해서 유다 왕국의 회복을 위해 하루에 세 번씩 기도했습니다.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자기 민족을 살리기 위해 권력자 하만에 대항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민족의 구원을 위해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아니하노라 나에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와 더불어 증언하노니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롬 9:1~3)

예수님도 유대 민족의 구원을 열망하시면서 구원의 길에서 멀어져 가는 예루살렘을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 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마 23:37) 구원의 복음 전파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행 1:8)라고 복음 전파의 순서를 밟도록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오히려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마 10:6) 말씀하시면서 동족의 구원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 동안 조국의 광복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며 자신의 몸을 던진 많은 애국선열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로 광복을 맞이한 축복받은 나라입니다. 오늘날 국제 정세는 불안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를 믿고 모세가 부른 광복의 노래를 우리도 부르면서 하나님으로부터 귀하게 쓰임 받는 민족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준하 사관(구세군태안교회)

◇구세군 태안교회는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 예수의 제자로 바로 서기 위해 112년간 믿음의 여정을 이어가며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