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장악된 아프가니스탄이 테러조직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부활 조짐이 나타나고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도 속속 수도 카불로 진입하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 공동 설립자이자 2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날 오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라다르가 입국하면서 탈레반의 새 통치 체제 발표가 임박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람 테러조직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친알카에다 매체 계정에는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부르며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 메시지는 “아프간이 정복됐고, 이슬람은 승리했다”로 번역된다고 테러 감시단체 ‘SITE’ 인텔리전스그룹이 밝혔다.
주로 이란에 숨어 있던 알카에다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부터 미군 철수를 기회 삼아 조직원들을 아프간에 다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군 기지 등에 수감됐던 알카에다와 연계조직 핵심 인사들이 지난 주말 탈레반에 의해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 당국은 알카에다의 위협 가능성 재평가에 들어갔다. 애초 정보 당국은 미 철군 후 알카에다 핵심 그룹이 복원되는 데 18~24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테러단체들도 속속 아프간으로 집결하고 있다. 더힌두에 따르면 IS, 자이시에무함마드(JeM), 라슈카르에타이바(LeT) 등 이슬람 과격 단체의 많은 대원이 이미 지난 며칠 동안 카불로 들어왔다.
내전 부활 조짐도 감지된다. 타스통신은 이란 알알람TV를 인용해 카불 북동부 판지시르주에서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을 지지하는 부대가 탈레반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우즈베크족 군벌 출신인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도 판지시르로 1만명의 부대를 출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임송수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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