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의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불거졌던 쿠팡 불매운동이 잠잠해진 모습이다. 쿠팡은 올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5조원)을 기록하고, 화재 직후 급감했던 이용자수도 다시 회복하며 ‘로켓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 일사용자수(DAU)는 지난달 8일 기준 902만명으로 집계됐다. 기존 1000만명대였던 사용자수는 지난 6월 17일 화재 발생 이후 800만명 밑으로 급감했었다.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김범석 전 의장의 책임 회피 논란으로 불매·탈퇴 운동이 불거진 여파다.
지난달 월사용자수(MAU)는 2526만명으로 국내 쇼핑앱 1위를 차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1551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당근마켓은 최근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으며 178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 11번가는 934만명으로 3위, G마켓은 654만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사용률(활성 설치기기 수 대비 사용자 수) 역시 쿠팡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쿠팡 사용률은 95.3%로 지난해보다 12.3% 포인트 늘었다. GS샵이 54.9%, 11번가 49.7%, 위메프 46.5%, G마켓 44.8% 순이다.
불매 분위기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쿠팡을 다시 찾는 건 지난달 초부터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쇼핑앱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전체 쇼핑앱 월사용자수는 지난해 8월 3251만명, 올해 1월 3337만명, 지난달 3521만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전국 단위 물류망을 갖춘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대체할 업체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지목된다. 당시 일각에선 타 업체들이 쿠팡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단 기대가 나왔었다. 실제로 쿠팡을 3월에 마지막으로 이용하고 4~6월 사용 이력이 없는 이탈자는 54만577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그 중 73%(39만9685명)는 쇼핑앱 자체를 이탈했고, 27%(14만6087명)만이 11번가, G마켓, 위메프, 티몬 등 다른 쇼핑앱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쿠팡이 이미 상당수의 충성고객을 확보해 불매운동의 타격이 적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2분기에 쿠팡을 한번이라도 이용한 활성소비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702만2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전체 가구수는 2092만이다. 1인당 구입액도 전년 대비 36% 증가한 30만4000원으로 오히려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쿠팡의 대처가 미숙해 국민 정서를 건드렸던 부분이 있지만, 당시에도 쿠팡의 충성고객들의 이탈이나 타 업체의 반사이익은 체감하기 어려웠다”며 “고객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상황이 아닌 이상 불매운동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