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다에 B.1.621까지… 변이 유입 우려, 격리 강화 검토

입력 2021-08-19 00:05
지난달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자가 게이트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행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유입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남아메리카에서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람다 변이를 차단하기 위해 입국 시 격리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8일 “예방접종 완료자 격리 면제에서 제외되는 국가 목록에 람다 변이 유행국을 포함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관계 부처 회의를 거쳐 실제 적용 여부를 오는 20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론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마친 내·외국인은 학술·인도적 사유 등으로 입국할 시 격리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단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26개국에서 입국할 경우 예방접종 완료자라도 의무적으로 격리를 해야 한다. 이들 4종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우려 변이’로 지정된 상태다. 람다 변이는 그 아래 단계인 ‘관심 변이’다. 핵심 유행 지역도 아직 남아메리카에 국한돼 있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환자가 나왔지만 크게 확산하진 않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최소한 델타형 변이보다 전파력은 낮은 것 같다는 게 정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경계 수위를 끌어올리는 건 람다 변이 역시 기존 바이러스 대비 강한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쿄대 연구진은 최근 람다 변이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서 그 근거를 찾았다. 아미노산 서열 중 두 부위에 핵심적인 돌연변이가 생겼고, 7개의 아미노산이 결실된 탓에 항체가 결합해야 할 바이러스 표면 구조가 바뀌어 결과적으로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칠레 연구진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람다 변이가 아니더라도 제2, 제3의 델타형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델타형 변이로 확진자가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새 돌연변이가 생겨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PC)는 최근 B.1.621 변이를 관심 변이로 분류했다. 지난 1월 콜롬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 변이는 면역 회피력이 특징인 베타 변이와 유사한 부위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벨기에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요양원 이용자 7명이 해당 변이에 감염된 뒤 숨졌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10%가량이 이 변이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나 WHO는 아직 B.1.621 변이를 관심 변이로 지정하지 않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