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안장… 文 “민족 모두의 영웅이고 자부심”

입력 2021-08-19 04:03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하관된 홍범도 장관의 유해 위에 흙을 뿌리고 있다. 대전=서영희 기자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에서 승리를 거두며 항일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이 고국 땅에서 영면했다. 홍범도 장군이 옛 소련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정책으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고, 별세한 지 78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홍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장군은 우리 민족 모두의 영웅이고, 자부심”이라며 “나라를 잃은 굴종과 설움을 씻고, 식민 지배에 억압받던 삼천만 민족에게 강렬한 자존심과 자주독립의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대목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 장군의 유해는 18일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안장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서욱 국방부 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각군 참모총장과 해군 잠수함인 홍범도함 함장, 광복회장,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남양 홍씨 문중 대표, 대한고려인협회장 등도 자리했다. 국민대표 자격으로 특사 임무를 수행한 배우 조진웅씨는 안장식의 사회를 맡았다.

홍 장군 유해는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현충관에서 독립유공자 3묘역으로 운구됐다. 문 대통령 부부는 홍 장군의 영정 앞에 카자흐스탄의 추모화인 카네이션과 한국에서 추모를 상징하는 국화로 만들어진 화환을 올리고 분향했다. 참석자들은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는 동안 묵념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안장식은 문 대통령 부부가 전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 장군 묘역의 흙을 대한민국의 흙과 함께 허토하며 마무리됐다.

청와대는 “양국은 카자흐스탄에 남아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역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명맥을 이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