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생산 투자 수출 등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서울과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오히려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사실상 7월부터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3분기에는 소비를 비롯한 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소매판매(소비)는 1년 전과 비교해 4.4%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서울·제주·부산·전남을 제외한 12개 시도에서 감소했다. 소비 증가를 주도한 서울·제주·부산은 면세점과 백화점이 밀집해있는 지역이다. 제주(15.7%)와 서울(6.4%)은 내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 매출 증가, 지난해 2분기 소비가 저조했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비교적 많이 증가했다. 이들 세 지역의 소비 증가는 고소득층의 보복소비 성향이 강화되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울산(-5.8%), 전북(-5.1%), 대전(-4.3%) 등 나머지 전 지역의 소비는 경기회복세를 탄 2분기에도 줄어들었다. 고소득층을 제외한 대부분 계층이 소득 감소로 지갑을 닫으면서 전국적으로 2분기 슈퍼마켓·잡화점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10.4% 감소해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비가 감소한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전국민 재난지원금,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소비가 크게 증가했던 데 따른 역(逆) 기저효과도 대다수 지역의 소비가 줄어든 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물가 역시 전국 시도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제주(3.3%), 전북(3.0%), 충남(2.9%)의 상승률이 전국평균(2.5%)보다 높았다. 소비를 제외한 광공업생산과 수출 등은 2분기 전 지역에서 일제히 증가했다.
3분기 경기 전망은 더 암담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경기 타격은 3분기에 본격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자동차 생산은 13.9% 감소한 29만7585대에 그쳤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조업일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전 국민 중 88% 가량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원하는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시기를 이르면 이달 말로 최대한 앞당기는 등 경기 되살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