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노인’ 안부 묻는 우유, 이젠 전국으로 배달한다

입력 2021-08-19 03:02
사단법인 어르신의안부를묻는우유배달이 2017년 개최한 후원인의 밤에서 호용한(가운데) 이사장을 비롯한 후원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제공

사단법인 어르신의안부를묻는우유배달(이사장 호용한 목사)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우유배달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호용한 이사장은 18일 “그동안 서울지역에서만 하던 배달을 전국에서 진행하겠다. 우유가 고독사 방지는 물론 복음 전파의 역할까지 감당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 이사장이 담임으로 있는 옥수중앙교회가 2003년부터 시작한 우유배달은 2015년에 사단법인이 만들어질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법인은 서울 21개 구에서 2743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우유배달을 하고 있다. 지역을 서울로 한정한 터라 그동안 전국에서 오는 배달 요청을 다 받을 수가 없었다. 호 이사장은 “비용을 부담할 테니 지방에 있는 부모님께 우유배달을 해달라는 자녀들의 연락이 많이 왔는데 하지 못했다. 이제는 전국에 있는 어르신들을 살필 수 있게 됐다”고 말하고 “9월 중에 교회를 통해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를 통해 신청을 받는 이면에는 우유가 전도의 도구로 사용되길 바라는 의도가 숨어있다. 특히 농어촌 미자립교회의 경우 목회자가 직접 우유를 배달하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할 생각이다. 호 이사장은 “농어촌지역은 배달 범위가 넓어서 배달원이 곳곳을 다니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유를 교회로 배달해 목회자가 어르신들을 만나는 접촉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목회자가 매일 다니기 어렵다면 어르신들이 운동 삼아 교회에 나오는 것도 좋다. 교회가 지역의 사랑방이 될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미자립교회의 우윳값은 법인이 지원하고, 자립교회에는 우유를 원가에 제공할 예정이다.

우유배달이 모든 고독사를 막을 수는 없다. 호 이사장은 “배달원이 사망 직전에 놓인 어르신을 발견해 살리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했다. 하지만 죽음이 알려지지 못한 채 오랫동안 방치되는 일만은 줄이자는 것이 법인의 목표다. 그는 “전국으로 확대된 우유배달에 많은 교회들이 동참하길 바란다. 교회가 어르신들의 마음도 위로하고 영혼도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