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익씨 둘러싼 여당 대선 경선판의 막장 드라마

입력 2021-08-19 04:05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둘러싼 논란이 막장 드라마처럼 흘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형수 욕설’을 두둔한 황씨를 내정하면서 ‘보은 인사’ ‘친일 프레임’ 논란 등으로 황씨와 이낙연 전 대표 캠프 간에 험악한 막말이 오가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어쩌다 집권 여당의 대선 경선판이 이처럼 막가는 형국이 됐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논란의 발단은 이 지사가 황씨를 내정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러잖아도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놓고 ‘지사찬스’ 공격을 받던 상황에서 야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다른 경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보은 인사 지적이 제기됐다. 정상적인 공모 절차를 거쳐 정당하게 서류·면접을 통과한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황씨 주장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일반 국민의 눈에는 그가 이 지사를 옹호했던 꽤 이름이 알려진 인사라는 점 등에서 오해의 소지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그의 막말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황씨는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부터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낙연의 친일 프레임 때문에 크게 화가 났다”면서 “제 인격과 생존이 달린 문제이니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총리까지 지낸 정치 원로이자 유력 대선 후보인 이 전 대표에 대해 이렇게 함부로 말을 해서야 되겠는가. 물론 이낙연 캠프에서 전날 황씨와 관련해 “일본 음식을 높이 평가했다”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말한 것도 본질을 벗어난 것으로 문제는 있다. 이에 황씨가 “이낙연은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반격한 것도 지나쳤다.

이 지사가 최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험악한 막말이 오가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볼썽사납고 유감스럽다. 더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양측은 자제해야 한다. 또 이 지사는 당 경선판이 흔들리고, 여러 논란과 오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황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앉혀야 하는지 재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