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를 창설한 독립운동가 김필례(1891~1983·사진) 선생이 지난 15일 제76주년 광복절에 건국포장을 수상했다. 건국포장은 건국훈장에 이은 훈격이다.
김필례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국비 유학생으로 신사 참배 거부로 폐교됐던 광주 수피아 여학교와 정신 여학교를 다시 열며 여성 교육에 헌신했다. 1950년부터 10년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을 지내면서 여전도회 운동의 기틀을 닦았다. 재정난으로 어려움에 빠진 여전도회를 살리기 위해 미국북장로교를 방문해 재정 지원을 받았으며 ‘여전도회가’ 등을 만들어 회원들의 단합을 이끄는 등 일생 여성들의 역할 확대를 위한 활동에 기여했다.
김필례는 독립운동 명문가의 일원이다. 1919년 3·1운동 후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단체인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를 조직한 김순애가 언니다. 김순애의 남편은 신한청년당 대표 김규식으로 그는 파리강화회의에 참여해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들의 오빠는 세브란스 의학교 1회 졸업생인 의사 김필순이다. 안창호와 의형제를 맺고 신민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김필순은 중국 헤이룽장성의 치치하얼에서 ‘북제진료소’를 열고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지원했다. 이들 남매의 조카는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2·8독립선언의 선언문을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우리나라로 가지고 온 김마리아다. 고모가 조직한 대한민국 애국부인회 회장을 지낸 김마리아는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전달하는 등 독립운동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정부포상을 받았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