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팀으로 남자프로배구 컵대회에 참가한 유일의 비프로팀 국군체육부대가 파죽의 2연승을 달렸다.
국군체육부대는 1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대 2(13-25 26-24 29-27 18-25 15-11)로 승리했다.
라이트 한국민이 두 경기 연속 양 팀 최다 33득점(공격성공률 50.81%)을 올렸고 이시우(19득점) 전진선(14득점)까지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공격을 거들었다. 우리카드는 나경복(29득점) 한성정(15득점) 류윤식(13득점)이 힘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강력한 서브가 국군체육부대의 ‘비기’였다.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지만, 2세트 전진선의 서브 에이스 2개로 분위기를 전환한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원래 서브가 강점인 이시우는 물론 한국민 이원중까지 서브 득점에 가세했다. 프로팀 주전이 아닌 백업 선수들로 구성돼 경기 경험이 적었지만, 패기로 극복했다.
국군체육부대는 컵대회 첫 경기부터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팀 KB손보를 세트스코어 3대 1로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서브(7-1) 블로킹(5-2) 등 모든 부분에서 KB손보를 압도했다. KB손보 소속으로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한국민이 23득점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국군체육부대 박삼용 감독은 “조편성 했을 때 리그 1~3위 팀과 어떻게 경기해야 하나 걱정했다”면서도 “(우리의) 무기는 절대 질 수 없다는 군인정신이다. 선수들이 군에 와서 한 번이라도 더 기회가 생기니 의욕적으로 훈련하고 자신감도 생긴 상태”라고 말했다. 목청껏 소리지르며 동료들을 독려한 한국민은 “저희가 약팀이라 한 번 미스하면 표정이나 분위기가 너무 다운된다. 팀원들을 다독여 동력을 불어넣고 싶었다”며 “각 팀에서 온 선수들이 한 팀에 모였으니 (선임으로서) 제가 끌고 올라가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군체육부대는 다음 달 12~19일 일본 지바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2021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에도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남자부 구단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해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기자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군체육부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심적인 자신감은 물론 경기 운영이나 선수 간 호흡이 나아질 거로 생각한다”며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대회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의정부=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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