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모터스, 내달 첫 신차 양산… 경차시장 붐 이끌까

입력 2021-08-18 04:01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다음 달 첫 신차 양산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 경형 SUV를 앞세워 침체된 경차 시장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GM은 다음 달 15일부터 1000㏄급 경형 SUV(프로젝트명 AX1)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GGM 관계자는 “현재 출시 차량의 시험생산을 진행하면서 미세 결함을 점검하는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정식 출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상된다.

GGM은 2019년 8월 출범한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형 기업이다.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완성차 공장을 지어주고 새 일자리를 만드는 대신 소속 노동자는 동종 업계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현대자동차는 GGM에 위탁해 올해 말까지 AX1을 1만2000대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생산량을 연 7만대까지 늘린다. 차 이름으로는 ‘캐스퍼’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GGM 운영은 광주시가 맡고 2대 주주인 현대차는 판매와 홍보를 책임진다.

AX1은 현대차 소형 SUV 베뉴보다 작은 크기로 나올 예정이다. 전장·전폭·전고는 3595㎜·1595㎜·1575㎜이며 파워트레인은 기아가 경차에 사용하는 76마력의 1.0ℓ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첫 신차가 얼마나 시장의 호응을 끌어모을 지 여부다. 주 고객층이 될 2030을 의식해 AX1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점 딜러와 대면으로 가격 흥정을 거치는 등 복잡한 과정을 해소해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추겠다는 취지다.

1인 반려족이나 차박족을 겨냥해 차량 공간활용성을 대폭 늘린다면 AX1 깜짝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1500만원 선의 저렴한 가격에 경차 취·등록세 감면 혜택까지 받으면 사회초년생에게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첫 출고인 만큼 품질 이슈가 불거지지 않고 신뢰를 쌓는 게 향후 후속 모델 출시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현재 경차 취·등록세는 출고가가 1250만원 이하일 경우 전액 감면되고 초과분에 대해서만 4%로 납부하면 된다.

다만 국내 경차 시장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은 악재다. 완성차 고급화와 맞물려 대형차를 선호하는 추세가 국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경차 내수 판매량은 9만7072대에 그쳤다. 경차 기준이 바뀐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 10만대를 밑돈 것이다.

노사 상생 문화가 얼마나 지켜질 지도 두고 볼 사안이다. GGM은 사내 상생협의회를 통해 노사 간 대표가 현안을 논의하고 해답을 찾는 구조를 갖췄다. 분쟁이나 파업이 생긴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형 기업이라는 브랜드 존재 명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