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60% 이상이 ‘한국교회가 4차 산업혁명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이 설교하는 것에 대해선 기독교인 65%가 반대해 종교인 중 가장 높은 반대율을 보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총회장 신정호 목사)가 지난 6월(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 조사)과 지난해 9월(코로나19 이후 교회 생태계 지형 변화 조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 4차 산업혁명 관련 부분을 중점 분석해 지난 13일 발표했다. 두 설문조사는 각각 일반 국민 1000명과 개신교인 및 목회자 18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일반 국민 절반 이상이 AI 기술 등 과학 발전이 종교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본 것에 연구소는 주목했다. ‘과학 발전이 종교를 위협할 것이다’는 의견에 응답자 53%가 반대했고 21%는 찬성, 나머지가 모른다고 답했다. 개신교인은 50%가 반대했고 31%가 찬성했다. 연구소는 “과학 발전이 극대화되는 시대에서도 다수가 종교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 마음속에 하나님을 향한 꿈과 사랑을 심어주셨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개신교인과 목회자의 갈증이 컸다. 개신교인 71%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예배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목회자의 경우 대부분(83%)이 목회 활동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반면 개신교인 61%는 ‘한국교회가 대응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잘 대응한다’고 한 응답자는 29%에 그쳤다. 연구소는 “교회 지도자들은 과학기술을 활용한 예배 방안이나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인에게 AI 설교·설법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전체적으로 ‘찬성’이 30%, ‘반대’가 50%로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많았다. 특히 개신교인이 AI 설교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컸다. 응답자 65%가 반대하고 20%만이 찬성했다. 반면 불교도는 41%가 AI 설법에 찬성했고 35%가 반대해 찬성률이 더 높았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