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재 목사의 ‘생명 설교’]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입력 2021-08-18 03:04

에베소는 소아시아의 최대 도시 중의 하나였으며 굉장히 부유한 도시였다. 그러나 부는 도시의 타락으로 이어졌고 죄악의 어둠이 짙게 드리웠다. 그러니 에베소에서 신앙생활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끊임없이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바울은 빛으로 살라고 권면한다. 전에는 어둠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밝힌 것이다. 그냥 단순하게 ‘이제 너희는 빛이다’라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굳이 과거를 끄집어낼 필요가 있을까.

사람의 본성은 어둠의 즐거움을 기억한다. 계속해서 어둠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죄의 욕구를 자극하는 유혹이 있으면 빛의 자녀가 되었다 하더라도 쉽게 넘어지는 연약함이 있다. 그렇기에 바울은 이전 어둠에 속했던 모습을 생각하라고 하면서 어둠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경고하는 것이다.

우리도 종종 과거, 어둠 속에서 길 잃은 사람처럼 방황하다가 멸망의 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우리에게 십자가 영광의 빛이 우리에게 비추었고 사망의 길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공로와 노력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렇기에 여전히 우리 안에는 죄의 습관이 남아 있다. 그런 우리가 어두운 과거를 바라보며 선명하게 대비되는 빛의 현재를 은혜로 살고 있다. 그래서 매일 옛사람의 모습에서 날마다 죽는 것은 큰 유익이 있다.

이렇게 과거의 어둠을 상기시킨 바울은 “지금은 주 안에서 빛이다. 그러니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라며 강력하게 말씀을 선포한다. 이 외침에서 주의할 것이 있다. 주 안에서 빛이라는 것이다. 우리 자신 스스로가 아니라 참 빛 되신 예수님 안에서 빛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빛을 받은 우리에게 예수님은 세상에 그 빛을 비추라 하신다. 빛은 숨길 수 없다.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사망의 권세를 삼켜버리고 생명으로 충만케 한다. 또 빛은 분별력을 준다. 빛은 본질을 보게 한다. 왜곡과 비진리를 몰아낸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와 같은 영광스러운 빛으로 이 땅을 살게 하셨다.

바울의 권면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빛의 열매를 맺으라 한다. 그 열매는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이다. 착하다는 것은 곱고 바르고 상냥함을 뜻한다.

요즘 들려오는 세상 소식 속에서 이와 같은 착함을 발견할 수 있는가. 온갖 흉흉한 소식뿐이다. 아름다움을 잊어버렸다. 비뚤어지거나 구부러지고 분노로 가득 차 있다. 누가 이와 같은 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가.

또 다른 빛의 열매는 의다. 성경에서 말하는 의는 사전적인 의보다 그 기준이 훨씬 더 엄격하다. 복음서의 바리새인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형식적인 의는 참된 것이 아니다.

참된 의는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다. 믿음으로 마음의 중심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서 있을 때 경험되는 것이다. 진리의 말씀과 성령 안에 있는 기도로 하나님과 사귐을 가질 때 그 의로움은 우리 안에 풍성해질 것이다.

진실함 또한 빛의 열매다. 속고 속이는 세상 속에 진실은 거짓이 없으신, 언제나 참이신 하나님의 역사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빛의 자녀로 부름을 받았으니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어떻게든 진실하게 살아보려는 사모함과 몸부림이 필요하다. 그런 우리를 하나님은 진리 가운데 승리하도록 이끄신다.

우리는 주 안에서 빛이다. 어둠에서 불러 빛에 거하게 하신 하나님 은혜를 기억하며 다시는 어둠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빛의 자녀로서 세상에 어둠을 몰아내고, 생명을 살리며 분별력을 갖고 진리 안에 거해야 한다. 빛에 거하며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미국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