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점론 비웃듯 내닫는 수도권 집값

입력 2021-08-13 04:05

올해 수도권 집값 누적 변동률은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를 넘어섰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집값이 번갈아 급등하면서 차곡차곡 집값을 올린 탓이다. 특히 최근 4주간은 수도권 집값 변동률이 매주 역대 최대치를 유지하거나 경신하면서, 정부의 ‘고점론’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2주차(9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39%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은 최근 계속 오름세였지만 특히 지난달 3주차에 0.36%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게 올랐다. 이후 0.36%, 0.37%, 0.39%를 연이어 기록하며 4주 연속 역대 최대기록을 유지하거나 경신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가 번갈아 오르내리며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3주차에는 경기도가 0.49%로 종전 최대치를 경신하며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서울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0.20% 올랐는데, 2019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유지하고 있다. 올 초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인천(0.43%)의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집값 누적 변동률은 8월 3주차까지 10.23%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5.05%)의 배를 넘어섰다. 인천 누적 변동률도 14.72%로 지난해(6.59%)의 배를 넘겼다. 서울은 올 한해 3.40% 올라 지난해(0.45%)의 8배 가까이 올랐다. 경기도도 누적 변동률 13.72%로 지난해(7.45%)를 압도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2·20대책으로 서울 외곽과 경기도, 인천의 집값이 차례로 뛰는 풍선효과가 벌어졌다. 이어 6·17대책과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후의 혼란상으로 또 집값이 뛰었다. 그런데 올해 집값 상승치가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어서서, 집값이 고점이라는 정부 진단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셋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전셋값 변동률은 0.20%를 기록했고, 수도권(0.26%), 서울(0.16%), 경기(0.30%), 인천(0.30%) 등이 모두 0.01~0.03%씩 떨어진 가운데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