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시국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이 광복절 연휴 서울 도심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주최 측은 14일부터 16일까지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국민 1인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참가자들이 2m 간격을 두면서 서울역 남대문 시청 덕수궁 등 도심을 돌겠다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서 유일하게 허용되는 1인 시위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꼼수에 불과하다. 경찰은 1인 시위를 빙자한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법령에 따라 해산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주최 측과 경찰의 대치가 불가피한 만큼 많은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거나, 참가자들이 목청껏 구호를 외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될까 우려된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2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광복절에도 도심에서 1만명 넘게 모이는 집회를 개최했고, 이후 교회발 확진자 수백 명이 쏟아졌다. 이미 한 차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반성은커녕 기어코 또다시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공동체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행동이다.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편향적인 정치 방역을 하고 있으니 집회 금지 조치를 따르지 않겠다는 설명 역시 궤변에 불과하다. 집회를 예고한 곳은 국민혁명당뿐만이 아니다. 12일 현재 서울 도심에서 광복절 집회를 신고한 단체는 총 41개, 320여건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국인가. 5주째 수도권에서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 단계인 4단계가 시행 중임에도 확산세가 꺾이기는커녕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정부는 대규모 확산의 고리가 될 수 있는 광복절 집회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주최 측은 이제라도 집회를 전면 취소하길 바란다. 이들이 기어이 불법 집회를 고집할 경우 정부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사설] 코로나 비상 시국에 광복절 도심 집회 강행하겠다니
입력 2021-08-13 04:05